“국민의 절규 매몰차게 외면하는 대통령 있을 수 없어”
박 대통령 “근본원칙 깨지면 반목과 갈등 끝없을 것”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기독교회협회의(NCCK, 총무 김영주 목사)가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한 발언에 대한 입장문을 22일 공개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발표에 유감을 표하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재차 촉구했다.

NCCK 세월호 참사 대책위원회(위원장 이승열 목사)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눈물과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을 헤아리지 않고 이젠 세월호 문제는 끝내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갑작스럽게 준비도 없이 사랑하는 자녀와 가족들을 먼저 떠나 보내고 슬픔과 아픔 가운데 있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분노했다.

지난 16일 박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들은 저와의 만남에서 세월호 특별법을 처리하기로 약속했고 두 차례에 걸쳐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그 합의안이 두 번이나 뒤집히고 그 여파로 지금 국회는 마비상태”라며 “세월호 특별법도 순수한 유가족들의 마음을 담아야 하고 희생자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외부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 주자는 주장에 대해 일부에선 대통령이 결단하라고 하지만 삼권분립과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로 대통령으로서 할 수 없고 결단을 내릴 사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러한 근본원칙이 깨진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법치와 사법 체계는 무너질 것이고 대한민국의 근간도 무너져서 끝없는 반목과 갈등만이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NCCK는 “대통령의 책무는 큰 상처와 아픔이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의 억울함을 공감하여주는 것”이라며 “간절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자녀들이 왜 죽었는지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해달라고 호소하는 국민들의 절규를 매몰차게 외면하는 대통령은 있을 수 없다”라고 토로했다.

NCCK 세월호 참사 대책위원회는 지난 8월 26일부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염원하는 촛불기도회를 주말을 제외한 매일 저녁 7시에 농성장 건너편에서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독계의 통합적인 대응을 위해 대책위를 비롯한 교단, 단체들과 원탁회의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원탁회의를 통해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대응책을 모색하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교회와 일반신도들에게 널리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