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흥도선과 그 주변에서 출수된 도자기들 일부 (사진제공: 문화재청)

통일신라 ‘안압지선’과 구조 유사
채취 시료 연대 8세기경으로 추정
수중 발굴로 도자기 870여점 출수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인천 옹진군 섬업벌 해역에 묻혀 있던 일명 ‘영흥도선’이 통일신라시대 선박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소재구)는 지난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친 수중 발굴조사를 통해 도자기 870여 점을 출수(出水, 물에서 건짐)하고, 고(古)선박 1척을 인양했다.

인양 당시 옹진군 해역의 강한 조류와 높은 파고로, 그때의 장비로는 정밀 발굴조사가 어려워 지난해 수중 발굴조사 전용인양선인 ‘누리안호’가 투입돼 고선박의 선체와 내부 유물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특히 저판과 장삭이 기존의 고려시대 발굴 선박에서 저판을 관통하는 것과 달리 ‘경주 안압지선’과 유사하게 밖으로 노출돼 연결된 특징을 보이고 있다.

장삭(長槊)은 전통의 한선(韓船)에서 배의 바닥판이나 타판(舵板)을 고착하는 데 사용되는 가로로 길게 연결하는 긴 나무못을 말한다.

이 연결 부재의 특징으로 보아 지금까지 발굴된 9척의 고려시대 선박들과는 다른 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출수된 유물들에는 청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영흥도선 역시 고려시대의 선박으로 추정됐으나,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결과 채취한 시료의 연대가 모두 8세기경으로 분석됐다.

또한 ▲청자가 선체 내부에서 1점도 확인되지 않은 점 ▲선체 내부에 적재되었던 철제 솥의 형태 ▲도기병에 시문된 파상집선문 등은 고려시대 이전의 특징을 보여, 영흥도선은 청자와는 별개의 통일신라시대의 선박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문화재청은 “영흥도선의 활동 시기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비교와 연구가 필요하나, 해양에서 발굴된 고선박 중 그 시기가 가장 앞선다”며 “우리나라 해양사와 선박사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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