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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에 통일 대비 교육 의무화
의무감 벗어난 즐거운 통일 돼야
다양한 시선·가치관 반영해 연구

관심 가질 시간이나 여유 부족해
천안함 등 위협과 도발로 분노 증폭
사회적혼란·세금부담 증가 우려 커

청년층이 참여할 수 있는 장 마련
직접 경험·체험할 수 있는 기회 필요
SNS 활용 등 작은 것부터 실천

[천지일보=김예슬·김민아 기자]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우리의 소원’이라는 이 노래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지 수십 년이 지났다. 아울러 분단의 아픔을 직접 피부로 느끼고 꿈에서까지 통일을 그리고 열망하던 이들도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젊은이들은 통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통일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동희 북한인권학생연대 대표, 이정현 한국대학생포럼 대표, 김재우 대학생통일북한연구회 대표, 이철훈 대학생 시사교양지 바이트 대표, 김형욱 시대정신 청년위원회 위원장 등 청년 5명에게서 답을 찾아봤다.

― 통일에 대한 대다수 젊은이의 반응이나 생각은.

문동희: 통일에 대한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그것이 가져다줄 영향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통일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혼란, 경제적 위험, 세금 부담의 증가 우려가 결과적으로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져왔다.

이정현: 요즘 청년들은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도 없을 뿐더러 관심을 가질 시간 자체가 없다. 하지만 김정일 사후 북한의 체제변화 및 지속적인 도발,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 통일준비위원회 발족, 대학생단체와 청년단체의 지속적인 통일 행사 등으로 인해 요즘 아주 미미하게나마 통일에 대한 인식이 상승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이 통일에 대해 물으면 ‘당연히 하긴 해야지’ ‘뭐 언젠간 되겠지’라는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인다.

김재우: 통일의 필요성과 적극성 측면에서 요즘 젊은이들의 관심은 사라져 가는 추세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경제적 측면 등 다양한 이유로 자신들의 세대가 통일세대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미온적이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철훈: 현 젊은 세대가 향후 한반도 통일을 준비할 시기 또는 통일이 일정 수준 이뤄진 시대를 살아갈 때 지불해야 할 각종 자기 부담을 걱정함으로써 통일 자체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물론 통일에 대해 이른바 무관심한 태도를 가진 이도 있다.

김형욱: 대다수 젊은이는 통일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특히 내년이면 분단 70주년인데 청년층이 분단의 아픔을 직접 경험하지 못해 남과 북이 같은 민족이라는 생각보다는 이질감이 크다. 여기에 미사일 발사,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과 같은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과 위협으로 인해 가족과 친구들이 희생돼 분노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 젊은이들이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문동희: 통일은 필요에 의해 가능하고 불가능한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젊은이들에게도 언젠가는 꼭 이루어질 통일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에 대해서 물어야 한다. 그에 대한 적절한 교육이 필요하다. 현행 공교육에서는 통일 및 북한에 대해서 거의 가르치지 않고 있다. 학교 교육에 통일 및 북한에 대한 교육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정현: 아무래도 선(先) 교육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싶다. 요즘 학교는 그저 대학입성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가. 또 아르바이트, 과제, 자격증 등으로 인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사회적 인식부족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김재우: ‘통일은 당연히 해야 한다’ ‘우리 민족,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라는 마인드가 기초가 된 통일교육 등은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에게 자신들의 가치관을 강요한다는 느낌을 받게 할 수 있다. 또한 현 세대가 느끼는 미래에 대한 우려와 압박감은 위의 마인드를 더욱 추상적인, 먼 미래로 생각하게 한다.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당연히 통일을 해야 한다는 마인드에서 벗어나야 한다. 객관적이고 냉철한 분석을 바탕으로 유연한, 그리고 젊은이들의 현실과 흐름에 다가서는 ‘즐거운 통일’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줘야 한다.

이철훈: 젊은 세대는 굉장히 논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통일에 대해 감성적인 동의만을 요구할 게 아니라 통일의 긍정성, 부정성 등 다양한 변수를 두고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젊은 세대가 주동적으로 통일을 고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 획일화된 통일 인식보다는 다양한 시선과 가치관 속에서 젊은 세대가 통일을 연구하고 고민해 볼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김형욱: 지금 정부나 언론에서는 통일에 대한 관심을 이끌기 위해 경제적 효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국민이나 청년들에게 지금의 경제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으므로 반짝 관심을 이끌 수 있지만 통일은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가야 하기 때문에 통일의 진정한 필요성을 강조해야 한다. 이러한 필요성은 단순히 미디어를 통해 여론 전달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교육과 체험을 통해서 가능하다.

― 성공적인 통일을 위한 청년의 역할은.

문동희: 통일 한반도의 주역으로서 올바른 통일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론을 주도하고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멋지게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 통일 한반도가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는 청년들의 노력과 준비에 달려있다. 걱정만 하고 있거나 개인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한반도와 국가의 발전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정현: 분명히 우리 세대에 통일이 이뤄진다고 확신하는 나는 현재의 청년세대가 통일세대라고 감히 평가하고 싶다. 그만큼 현재 청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리가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삶에 치여 바쁘더라도 조금만 더 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여줬으면 한다.

김재우: 글과 말로 통일과 북한을 배우는 것은 소용없다. 현재 우리 교육현장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들이 직접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제도와 기회들이 제공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북한과 통일문제에 대해 직접 경험해 보고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하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청년들은 이를 통해 통일, 그리고 북한문제에 대해 가까이 느끼고, 경험하고, 스스로 생각해 부정적이기만 한 생각을 걷어내 자신의 위치에서 긍정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철훈: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는 진지한 태도, 한반도 통일에 대해 이성적으로 바라보는 합리적인 태도 등을 견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 그리고 한반도 통일은 현 젊은 세대에게 있어서 별개의 문제가 아님을 인지하고 우리 모두의 과제이자 각자의 현실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김형욱: 청년들은 우리 선배들이 풀지 못한 과제를 우리 손으로 해결해 보겠다는 포부와 자부심으로 앞장서야 한다. 과거 선배들이 추진해왔던 외교적, 경제적 노력과 같은 정부 차원의 대책을 넘어서, 우리 손으로 직접 시도하고 도전해볼 수 있는 온라인, SNS, 콘텐츠 제작과 같은 작은 참여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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