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희 경북 청도경찰서장이 청도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 온 주민에게 전달한 돈 봉투.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지역 경찰서장이 청도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추석을 맞아 돈 봉투를 건네 물의를 빚고 있다.

11일 청도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9일 청도경찰서의 한 직원이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에 사는 주민 6명에게 청도경찰서장 이름이 인쇄된 돈 봉투를 전달했다. 이들은 모두 송전탑 건설을 반대해 온 주민으로 2명에게는 300만원씩, 다른 2명에게는 100만원씩 모두 800만 원이 전달됐다. 돈을 전달받은 6명 중 2명은 돈 봉투를 돌려줬지만 4명은 직접 봉투를 받거나 가족이 대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희 청도경찰서장은 “그동안 한 달이 넘는 장기 대치를 거치며 말이 통하지 않던 다친 할머니들에게 명절을 맞아 한과와 함께 치료비 및 위로의 의미로 전달한 돈”이라고 해명했다. 또 각자 치료 비용이 다르고 억울한 정도가 달라 액수를 달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송전탑반대대책위 측은 경찰이 반대 주민을 회유하려고 한 것이며, 한전의 앞잡이나 용역 노릇을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경북지방경찰청이 진상 조사한 결과 한국전력 측이 주민들에게 지급한 위로금으로 드러났다. 경북경찰청은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이 오랫동안 농성하면서 몸이 아프다고 호소해 한전이 위로금을 전달한 것”이라며 “한전과 주민이 대립 중이라 담당 경찰관이 대신 전달하면서 중재하려다 물의를 빚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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