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세계는 거대한 공동체가 되어가고 있다. 과학문명의 발달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었다. 반면 인간성 상실과 도덕성의 붕괴가 새로운 이슈로 등장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국가 간 교류는 더욱 빈번해지고 있으며 경제, 교육, 언어, 사회복지 등 다방면에서 글로벌을 지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로 인해 국제관계의 이해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이를 위해 각국은 타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뿐만 아니라, 융화와 협력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 한 가지가 각국에서 파견하는 해외자원봉사 활동이다.

해외자원봉사 활동은 지구촌 공동의 문제해결은 물론 이타주의(利他主義), 어학연수, 취직 등 다양한 목적으로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목적의 봉사 활동은 타자에 대한 배려, 타자의 문화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타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 동정의 차원에서 이뤄져서는 안 된다. 최근 정부 차원, 민간단체, NGO, 기업 등에서 다양한 봉사단 파견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글로벌 코리아’ 지향 등 다양한 차원에서 해외자원봉사단을 매년 파견하고 있다. 특히 대학 문화에서 해외봉사 활동은 하나의 키워드가 됐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외봉사를 포함한 해외탐방이 전체 대외활동의 76%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우리 정부 차원의 해외봉사단을 파견한 것은 1990년대 초에 이뤄졌다. 따라서 2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해외 파견 자원봉사 활동의 주요 유형은 세 가지다. 정부기관에서 파견하는 협력활동, 일반단체 및 NGO 파견활동, 그리고 기업 및 선교단체의 파견활동 등이 그 예이다. 우리 정부 파견 협력 활동의 대표적인 예로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파견하는 활동이 있다. 해외자원봉사의 의의는 언어·문화교류, 복지활동, 의료지원, 지역사회 개발 등을 통해 희망을 전하고 더불어 잘사는 꿈을 실현하는 데 있다. 그 결과는 수혜자와 봉사자 모두에게 보람차고 유익한 경험이 돼야 한다. 우리나라 자원봉사 활동의 역사는 삼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에 성행한 계는 지역사회의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탄생했으며 자원봉사 활동의 원천이 됐다. 근대적 의미의 자원봉사 활동은 1903년 YMCA 창립이 효시였다. 이를 계기로 자원봉사 활동이 사회 전반에 전개됐다고 볼 수 있다.

자원봉사 활동 기본법의 원칙을 살펴보면, 무보수성·자발성·공익성·비영리성 등을 들고 있다. 이처럼 해외봉사 활동은 대가 없이 나누는 활동이며 공익성을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봉사를 하면서 봉사자 자신의 기준으로 우리의 언어·문화, 사고방식 등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교육하는 예가 아직도 다수 있다. 봉사를 통해 배우려는 자세가 미미하다. 이렇게 해서는 진정성과 소통을 수반한 글로벌 봉사활동이 되지 못한다. 해외파견 자원봉사자는 진정한 지구촌의 리더라는 사명감과 책임의식이 수반돼야 한다. 해외자원봉사라는 밑거름은 상호 문화의 이해이다. 이러한 이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을 형성한다. 진정한 봉사는 보여주기식 활동이 아닌 현지국가, 현지인에게 다가가는 감동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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