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하나님)에게 감사하는 무슬림들의 최대 축제이자 명절

▲ 성지순례를 위해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순례객들.

이슬람에서는 매년 ‘이둘 피뜨르’와 ‘이둘 아드하’라는 2번의 축제가 행해진다. 이는 우리나라의 추석, 설날과 같은 명절로 볼 수 있다.

무슬림들은 반드시 지키는 5대 의무가 있는데, 이것은 신앙고백, 예배, 자카(매년 1년 소득의 2.5% 정도를 자선금으로 내는 희사), 라마단(금식), 일생에 한번 꼭 해야 하는 성지순례이다.

◆라마단(금식) 종료 감사하는 ‘이둘 피뜨르’

이둘 피뜨르는 5대 의무 중 하나인 라마단(금식)이 끝난 다음 날의 축제를 말한다. 라마단이란 매년 라마단 달(이슬람력 9월) 한 달간 모든 무슬림들이 동이 터 해가 질 때까지 음식과 음료와 성 관계를 금하는 것이다.

한 달 동안의 고행인 라마단을 모든 무슬림들은 하나님의 은총에 감사하는 성스러운 행사로 받아들인다. 라마단의 주목적은 인간의 욕구를 억제함으로 알라에게 경배하는 의식인 동시에 가난한 자의 배고픔을 이해하는 등의 신앙심 고양과 정신적인 자기 정화이다.

이 기간 동안 무슬림들은 스스로 세속적인 욕망과 단절하고 인내와 자아성찰, 예배와 기도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또한 음식점 영업을 하지 않는 곳도 많으며, 관공서는 늦게 시작해 일찍 끝난다. 어린이, 노약자, 환자, 임산부 등은 라마단을 면제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라마단을 무사히 끝낸 것을 알라에게 감사하고 서로를 격려하기 위해 ‘이둘 피뜨르’라는 축제를 하는 것이다. 전 세계 모든 무슬림들이 함께 축하하고 기뻐하는 날이며, 하나님이 무슬림들에게 내려주는 은총과 축복의 날이기도 하다.

축제예배를 드리고 3일 동안 친척과 친지들을 방문해 선물을 교환하며 명절을 보낸다. 또 이웃과 함께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신앙으로 맺어진 무슬림 형제간의 유대감과 결속력을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 이날 라마단으로 한 달 간 절약된 양식과 물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하게 되는데 이를 ‘자카아툴 피뜨르’라고 한다. 이로써 함께 살아가고 있는 지역 공동체 사람들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나타낸다.


◆아브라함의 신앙심을 기리는 ‘이둘 아드하’

▲ 이둘 아드하가 시작되기 전 성지순례를 위해 ‘미나’에서 메카의 카아바 신전이 있는 곳으로 어마어마한 수의 순례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슬람에서 ‘이둘 피뜨르’ 다음으로 거룩한 날이 ‘이둘 아드하’다. 성지순례가 끝난 후에 이뤄지는 ‘이둘 아드하’는 희생을 통한 축제로 희생제라고도 부른다.

성지순례는 이슬람력으로 순례 달 12월에 시작되며, 이때 사우디아라비아의 도시인 메카로 전 세계에 분포돼있는 무슬림들이 이곳을 찾는다. 메카는 이슬람의 성지로 570년에 알라의 계시를 받아 예언자가 된 무함마드 사도가 태어났다.

인구 60만 정도의 메카는 이때가 되면 200~300만 명의 무슬림들이 ‘랍바이칼라 훔마 랍바익…(오! 주여, 제가 당신께 왔습니다)’ 소리로 온 도시를 메운다. 또 전 세계로부터 모여든 언어, 피부색, 문화, 관습 등이 다른 많은 무슬림들로 인해 메카는 점차 이질적이고 다양한 열기를 갖게 된다.

성지순례는 무슬림들의 5대 의무 중 하나로 무슬림들 중 신체적·경제적으로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평생에 한 번 이상 해야 하는 의무이다. 전 세계 무슬림들은 메카를 방문해 정해져 있는 의례를 행함으로써 스스로의 신앙을 강하게 하고, 내세에서의 구원을 구하며 무슬림 간의 형제애와 일체성, 연대감을 확인한다.

◆‘이둘 아드하’의 유래

알라는 아브라함에게 그의 아들 이스마엘(기독교에서는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는 명령을 하고 아브라함은 이에 모리아 산에 올라간다. 이것은 성경 창세기에도 나오는 사건으로 아브라함은 알라의 뜻대로 제물로 아들을 바치려고 재단에서 목을 베려는 순간 알라의 음성을 듣고 제물로 바칠 양이 이미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에 아브라함은 아들을 제물로 바치지 않고도 제사를 드릴 수 있었다. 이후로 아브라함과 아들의 신앙심을 기념하기 위해 알라에게 양을 제물로 바쳐 경의를 표했던 것이 전례가 돼 ‘이둘 아드하’라는 축제를 행하게 됐다.

이 기간 동안 무슬림들은 예언자 아브라함이 알라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 정신, 즉 하나님의 명령이기 때문에 그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을 기꺼이 희생시키려 했던 순종하는 신앙을 기억하며 스스로의 신앙심을 고취시킨다.

‘이둘 아드하’를 경축하기 위해 2~3주 전부터 알라에게 바칠 흠이 없는 어린양을 준비하며 양이 없는 집에서는 염소, 소 등을 잡아 의식을 갖는다. 제물에 쓰일 동물들은 이슬람 사원에 있는 이둘 아드하 지방위원회의 심사를 거치는데 건강하고 너무 어리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

동물들을 도살시키는 이 의식은 이둘 아드하 기도를 마친 후 아침 8시경에 행해진다. 이날 희생물로 삼았던 양과 염소 등의 고기는 3분의 1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3분의 1은 이웃과 친구들에게, 나머지 3분의 1은 가족과 친척들과 나눠 먹는다.

‘이둘 아드하’는 아브라함처럼 알라의 축복 속에 선택된 민족이 된 것과 죽음에서 구원해준 사랑에 감사하며 이를 서로 나누고 즐기는 축제다. 이 축제는 알라의 위대한 능력과 사랑을 함께 체험하는 거룩한 행사이며 무사한 성지순례를 기원하기도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