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종교개혁이 492주년을 맞았다.

종교개혁은 1517년 마르틴 루터가 가톨릭의 면죄부 판매 등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95개조 반박문을 교회 정문에 게재하면서 시작된 개혁운동이다.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이 출현한 중세 후기의 가톨릭 세계는 복잡했다. 여러 세기 동안 교회와 교황청은 서유럽의 정치생활에 깊이 관여했다. 늘어나는 교회의 권력 및 부와 결탁해 발생한 음모와 정치 공작은 영적 세력인 교회를 붕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면죄부와 성물 판매, 성직자들의 타락으로 인해 경건한 자들이 착취당하고 교회의 영적인 권위가 와해됐다. 마르틴 루터는 95개조 반박문을 통해 교회 내부 개혁의 불씨를 지폈다.

지난 10월 25일 부산에서는 ‘2009 한국교회 개혁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종교개혁 492주년 기념포럼을 갖고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의 모습 속에선 492년 전 종교개혁의 의미를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부패했던 로마 가톨릭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교회는 권력과 명예욕, 돈, 물질주의에 빠져 세상의 빛의 역할은커녕 오히려 ‘개독교’라고 폄하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기념포럼에서는 한국교회가 보여준 각 교단의 임원선출에 관한 갈등, 총회 및 한기총의 정치세력화, 담임목사의 재정횡령·성문제, 교회의 대형화 등을 문제의 원인으로 꼽았다. 교회문제상담소에 따르면 2009년 10월까지 위와 같은 문제로 방문만 49회, 전화 상담만 132회로 성도들의 상담 신청이 쇄도하며 매년 그 횟수가 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작금의 개신교 문제에 대해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만 가고 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목회자의 의식과 모습이 하나님과 신앙인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 진정한 개혁이란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새롭게 뜯어고쳐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가르치셨다. 이제 한국교회는 그 가르침의 근본으로 돌아가 세상에 덕이 되고, 세상을 살릴 수 있는 신앙인의 모습으로 변모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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