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여자배구가 6일(한국시간) 중국 선전의 유니버시아드 센터 주체육관에서 열린 제4회 AVC(아시아배구연맹)컵 여자배구대회 A조리그 첫 경기 이란과 경기에서 3-0(25-11 25-11 25-13)으로 낙승했다.

한국은 준비한 전략전술을 실험해보며 보완점도 동시에 발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경기였다.

지난 2012년 카자흐스탄 대회에서 6위에 올랐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노리고 있다. 2회 연속 대회 최하위에 그쳤던 이란과 첫 경기로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한 예열을 마쳤다.

이선구 대표팀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인 이란을 상대로 전력을 아끼며 전술실험도 병행했다. 왼쪽에 박정아와 백목화를 배치하면서 반대편에는 한송이를 선발로 내세워 공격에 집중하게 했다.

중앙에서는 김희진과 양효진 두 명의 센터가 블로킹 벽을 높게 끌어올렸다. 대표팀 막내 이다영 세터가 팀을 조율했고,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이 뒤를 받쳤다. 팀의 주포 김연경과 부상에서 회복 중인 이효희는 웜업존을 지키게 했다. 나머지 10명의 선수를 골고루 활용하며 곧바로 이어질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대비했다.

선수구성이 바뀌며 블로킹으로 상대 공격방향을 제한하거나 위력을 줄이는 것을 중시한 이 감독의 강조사항이 개선됐다. 이란전에는 한송이, 김희진, 박정아, 양효진 등 장신의 선수들이 전위에서 교대로 2명씩 호흡을 맞추며 단단한 벽을 형성했다. 레프트와 라이트, 센터를 가리지 않는 멀티플레이어 박정아의 역할이 중요했다.

박정아는 1세트 0-2로 뒤진 채 출발한 한국에게 왼쪽 오픈 공격으로 첫 득점을 안겼고, 블로킹 득점과 오른쪽 오픈 공격 등으로 점수를 보태며 초반부터 10-3까지 점수를 크게 벌리며 기선을 제압하는 데 앞장섰다. 박정아는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20점을 득점하며 맹활약했다.

센터 자원들이 풍성해진 한국은 양효진(12점)과 김희진(10점) 등을 활용한 속공과 이동공격을 활용해 점수를 모았다. 최강의 날개 공격수 김연경이 가세할 경우 그 위력은 더욱 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기분 좋은 승리 속에 보완할 점도 드러났다. 전위의 블로커들이 우왕좌왕하는 장면이 종종 나왔는데 예측이 늦어 2명의 블로킹 벽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을 경우 십중팔구는 점수를 잃었다. 이다영 세터의 속공 토스가 다소 길게 나가는 경우가 있어 속공이나 이동공격 시 완전한 스파이크가 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보다 실력 있는 상대를 만났을 때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남아있는 시간동안, 이번 대회 남아있는 경기에서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다.

이선구 감독은 “정교한 세트플레이가 되지 않았다. 세터에게 향하는 공이 정확하지 않아 토스의 질도 좋지 않았다. 이다영 세터가 아무래도 경기 경험면에서 부족하기 때문에 긴장을 한 것 같다. 하지만 한국배구의 미래를 생각하면 계속해서 경기에 나서면서 극복해야 한다. 블로킹은 상대가 강할 경우 많이 못 잡을 수 있다. 상대 세터의 토스를 미리 예측하고 움직이는 영리함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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