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교회의 이슈는 두 가지다. 흩어지고 몰락하는 개신교회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성장하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다. 교회마다 ‘신천지 예방교육 교재’로 활용되면서 여전히 세인들에게 회자되는 7년 전 MBC PD수첩 내용에 관해 지난 5월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과 53년간 목회를 한 국제기독교선교협의회 이기철 총재가 대담을 진행했다. 당시 이 총재가 PD수첩과 관련해 질문한 내용과 이 총회장이 답한 내용을 중심으로 재조명한다.

 

▲ 2012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낮 전남대 여대생 납치 사건. 당시 현장 목격자가 촬영해 올린 42초 동영상 속에는 검은색 승용차 주변에 건장한 남성 2~3명이 여성 한 명을 차에 급히 태우려는 모습이 담겨 있다. 여성은 “살려 달라”는 비명을 질렀고 주변 남성들이 달려들었지만 차량은 여성을 강제로 태우고 출발했다. (사진출처: 해당 동영상 캡처)

[신천지 제대로 아십니까] ②집‧학교 잘 다니는데 가출이 웬말?… “진짜 문제는 ‘강제개종교육’”

PD수첩 속 신천지 ‘가정파괴’ 집단
검찰조사 결과 ‘혐의 없음’ 확인돼
“이미 엎질러진 물… 극심한 피해”

강제개종교육, 인권침해 매우 심각
납치‧감금‧폭행에 정신병원 감금도
인권위 “종교문제는 관여 안 한다”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지난 2007년 5월과 12월 MBC ‘PD수첩’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관한 의혹을 보도했다. 이 방송은 신천지가 감금, 폭행, 가정파괴, 청소년 가출, 패륜 등을 저지르는 단체인 것처럼 편집해 누가 봐도 문제집단처럼 느껴진다.

특히나 가정의 달 5월에 방영된 내용 상당부분은 신천지 청년들이 신앙을 이유로 ‘가출, 휴학, 휴직’를 일삼는 것처럼 보도했다. 신앙 때문에 가정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신천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당시 내용에 근거해 기성교회는 현재도 신천지에 가면 청년들이 모두 가출하거나 패륜아가 되는 것처럼 ‘신천지 경계교육’을 하고 있다.

신천지 측은 이와 관련한 의혹을 모두 부인하며 방송이 왜곡됐다며, 진짜 가정파괴 원인은 ‘강제개종교육’이라고 주장했다. 신천지 교인을 상대로 한 강제개종교육이 자행되며 납치, 감금, 폭행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신천지, 가출‧휴학‧휴직 조장한다?

지난 5월 신천지 이만희 대표와 국제기독교선교협의회 이기철 총재의 PD수첩 관련 대담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우리 신천지예수교는 성경에 입각한 자치법으로 가출, 이혼, 휴학, 휴직 등을 못 하게 성문화(成文化)했다”며 가출 조장 등의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이 대표는 “가출, 이혼, 휴학, 휴직 등을 하지 못하도록 매년 1~2차례 경고 공문을 보낸다”며 “이를 지키지 않을 때에는 자동으로 교회에서 제명하게 된다”고 말했다.

PD수첩 방송에서는 청년들이 신천지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가출을 하고 가족들과 갈등을 겪는 내용이 나온다. 이 대표는 “방송에서는 ‘가출’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가출이라 볼 수 없다”며 PD수첩 측이 가출했다고 말한 청년들이 실은 자신의 집과 직장, 학교, 하숙집, 자취집 등을 자유로이 왕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개종’을 한다며 부모를 선동해 자녀를 강제로 끌어가 감금‧폭행하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정신병원에 보내는 등 불법적 행태가 이뤄지는 강제개종교육 문제를 꼬집었다. 이 대표는 강제개종교육을 받다 도망쳐 나온 청년들이 학교나 직장, 교회에도 못 나가고 친구집에 숨어 있었다고 말하며 “사실이 이러함에도 핍박을 목적으로 한 개종 목자가 그 부모를 시켜 신천지교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게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자료에 따르면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 회원 중 신천지 교인은 2005년 이후 500명을 넘어섰다. 연간 30~40건이었던 피해 사례는 2007년 5월과 12월 PD수첩 방송이 나간 이후 100여 건으로 증가했다.

강제개종교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피해 유형도 납치, 감금, 폭행, 폭언, 정신병원 감금 등 다양하다. 이는 2012년 SBS가 방영한 ‘통일교인 납치 감금 피해’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신천지인, 강제개종교육 피해 급증

그러나 이를 문제시하고 보도하는 언론은 극히 드물다. 편파·왜곡보도를 내보내는 일마저 비일비재하다. 2012년 7월 발생한 ‘전남대 여대생 납치사건’의 경우만 해도 주요 일간지와 방송 등은 강제개종교육을 위해 납치를 주도한 부모 입장에서만 기사를 다루고, 육체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피해자의 인권은 주목하지 않았다.

강제개종교육 피해자들은 “인권위에 수차례 진정서를 접수했지만,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인권위는 “종교문제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인권위에 요청해 받은 자료에서도 종교와 관련해 인권문제를 접수한 경우는 대부분 ‘기각’ 처리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인권위의 답은 “국가 인권위가 관여하는 인권문제는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만 해당된다”는 것이었다.

신천지 관계자는 “PD수첩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 돼서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PD수첩이 ‘신천지는 문제집단’이라는 특정인의 주장만을 반영함으로써 신천지는 현재도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보도 후 검찰로부터 가출 조장, 배임‧횡령 등으로 대대적인 조사를 받았지만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났다”며 “신천지에 문제가 있다면 검찰이 가만 놔두겠느냐”고 반문했다.

신천지 측은 지난 7년간 PD수첩의 왜곡 보도내용에 대해 진실을 알리고자 노력했으나 사회의 부정적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신천지 교세는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어 교계의 주목을 받는 한편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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