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긴 추석연휴가 시작됐다. 마침 정기국회는 시작부터 공전이고, 세월호 특별법 논의도 지지부진하다. 정부와 여당은 연일 민생 챙기기에 나서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특별법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여야 두 정당의 엇갈린 행보, 과연 국민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번 추석민심이 중요한 이유라 하겠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민생 행보에는 진정성이 묻어나질 않는다. 세월호 특별법에 집중하고 있는 새정치연합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면서 압박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새정치연합도 세월호 특별법에 몰두하고 있지만 그다지 무게가 실리지 않는다. 무능한 야당의 보여주기식 행보처럼 보일 뿐이다. 따라서 이미 신뢰가 떨어진 여야관계를 통해 세월호 특별법을 비롯해 민생과 국정의 비전을 읽어야 하는 국민만 피곤하고 고통스럽다. 지금처럼 꽉 막힌 여야관계는 정치실종의 비극을 그대로 표출하고 있다. 물론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신현돈 전 1군사령관의 근무지 이탈과 음주 추태 사건이 적잖은 파장을 남기고 있다. 대통령이 외유 중인 군 대비태세 기간에 4성 장군의 만취한 행태도 큰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 사실마저 은폐하려 했으며 심지어 국민에게 거짓말까지 했다는 점이다. 국방부의 거짓말, 언제까지 이런 추태여야 하는지 추석민심은 녹녹치 않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 방탄국회는 없다던 새누리당 입장이 궁색하게 됐다. 그렇잖아도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서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던 새누리당이 정작 동료 의원에 대해서는 예외가 돼버렸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 또한 추석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세월호 특별법에 민생현안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새정치연합도 추석민심에서 좋은 평가를 받진 못할 것이다. 특히 두 번씩이나 여야협상안을 번복한 박영선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추석민심의 좋은 메뉴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새정치연합의 향후 방향에 대해서도 다양한 전망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따라서 추석연휴 이후 비대위체제를 정상 가동하려는 박영선 대표에게도 추석민심은 중요하다.

추석연휴 이후에는 어떤 방식이든 정국운영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물론 추석민심이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여야 지도부의 인식 변화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여론정치의 현장에 여야 지도부는 동참하고 경청해야 한다. 그리고 결단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 추석민심이 어떻게 형성될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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