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 신뢰한다” 불과 30%
“지도자 말·행동 믿음 간다” 4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출가하는 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절을 찾는 젊은 세대도 찾아보기 어렵다. 불교에 대한 신뢰도 역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고산문화재단은 한국리서치를 통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불교의 인상’을 설문조사한 결과에서 그 이유를 분명히 밝혀주고 있다.

한국불교에 관한 인식 조사에서 대체로 부정적인 답변이 나왔다. ‘한국불교를 신뢰한다’는 답은 32.9%에 그쳤다. 10명 중의 3명만이 불교를 신뢰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그 이유를 물으니 절반에도 못 미치는 응답자(42.8%)가 ‘불교 지도자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반대로 보면 국민 절반이 불교 지도자의 말과 행동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말과도 같다. 불교로서는 참으로 암담한 현실이다.

불자들은 부정부패가 종단의 지도층에 의해 발생하고 있음에도 종단 지도층의 청렴 유지를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부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승려 도박, 음주, 성추문, 협박, 폭행, 금권선거, 계파싸움 등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사건이 불교계 내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감리감독 장치가 부실하다 보니 오히려 현 제도가 핵심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를 방조하거나 보호하는 장치로 전락했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불교 신뢰도 현저히 떨어져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종파인 대한불교조계종에 대한 인식도 현저히 낮게 나왔다. 10명의 불 자 중 3명(33.1%)만이 조계종을 알고 있다고 답했고, 4명(42%)은 아예 모른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응답자 14.9%만 조계종을 신뢰했다. 불자들도 38.7%만 신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41.7%는 ‘조계종이 사회적으로 많은 권력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조계종을 권력 집단으로 보는 국민이 많다는 것이다. 조계종 총무원장을 신뢰할 만하다는 질문에는 19.8%만이 ‘동의 한다’고 답했다.

유승무 중앙승가대 사회과학연구소장은 “한국 불교가 자신의 위상, 사회적 영향력에 비해 사회적 역할이 미약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불교계가 사회적 신뢰를 높이기 위해 사회적 회향(자기가 닦은 선근·공덕을 다른 중생이나 자기 자신에게 돌림)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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