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채해결을 위한 청문회 개최를 두고 마찰을 빚고 있는 태고종 현 집행부와 전임 집행부 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1일 만일의 사태를 대처하기 위해 태고종 총무원이 들어선 서울시 종로구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에 경찰이 배치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총무원, 부채해결 청문회 두고 전임 집행부와 마찰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태고종 원로회의가 총무원장 도산스님의 퇴진을 결의해 파문이 일고 있다. 태고종 총무원 집행부와 전임 집행부 간의 갈등이 또다시 불거지며 내홍에 휩싸일 위기에 처했다.

특히 현 집행부가 종단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십억 원의 부채 해결을 위해 ‘청문회’ 개최의 뜻을 내비치자 이에 반발한 전임 집행부와 종회의장, 일부 종회의원 등이 원로회의까지 동원해 종법에도 없는 총무원장 불신임을 시도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총무원장 퇴진 종전 재가 ‘진위’ 논란

태고종 원로회의(의장 덕화스님)가 지난달 말 태고총림 순천 선암사에서 회의를 열고 총무원장, 승정원장, 중앙종회의장 등의 퇴진을 결의했다. 앞서 중앙종회도 총무원장에 대해 해임을 결의하기도 했다. 원로회의는 중앙종회가 제출한 안건을 상정, 총무원의 독단적 종무행정에 대해 집중 성토하고 총무원장에 대한 퇴진을 요구한 것이다.

원로회의는 결의 직후 종정 혜초스님을 찾아가 재가를 요청했다. 이들은 혜초스님으로부터 “금일(28일) 원로회의 의결안을 적극 존중하며 원로회의에 모든 종무 전권을 위임한다”는 유시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도산 총무원장의 퇴진을 간접적으로 승인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총무원장 측은 원로회의의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원로회의 측이 종정 스님을 겁박해 유시 받아낸 것이라면서 반박하고 나섰다. 총무원은 지난 29일 혜총스님의 확인서를 공개했다.

확인서에는 “원로회의가 끝난 후 혼자 있는 사이 원로 의장과 20여 명의 스님이 종정원을 들이닥쳐 문서를 내어놓고 도장을 찍으라는 위협이 있었다”며 “이런 겁박으로 문서 내용이 무엇인지 볼 틈도 없이 황망히 도장을 찍었다. 이는 본인의 뜻이 아니고 위협에 의한 것이므로 무효임을 공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총무원 측은 종정 스님의 직인과 친필 사인이 들어 있는 ‘종정 스님 말씀’이라는 확인서를 공개하며 원로회의 측을 비판했다. 양측의 주장이 상반되며 유시에 대한 진위여부는 종정 스님이 직접 해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달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도산스님이 그간 종단개혁을 명목으로 추진해온 독단적 종무행정 등에 대한 종단 내부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종단 개혁이 반대세력에 의해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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