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외환카드 출범으로 하나SK카드와의 통합도 속도를 내게 됐다. 다만 통합 카드사 출범을 두고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반대가 만만찮아 순탄치는 않은 전망이다.

외환카드가 1일 외환은행에서 분사됐다. 카드대란으로 지난 2004년 3월 외환은행에 통합된 지 10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외환카드는 이날 오전 중구 다동 본점에서 창립 주주총회를 열고 하나금융지주 100% 자회사 형태로 자기자본 6400억 원, 총자산 2조 7000억 원으로 공식 출범했다. 경영지원부, 마케팅본부 등 2본부 20팀, 484명의 조직으로 구성됐다. 외환카드 사장에는 외환카드에서 상품개발부장, 카드본부장으로 밀리언셀러인 ‘2X카드’를 만들었던 권혁승 씨가 취임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외환카드 설립 후 곧바로 통합 카드사 출범 절차에 착수해 연내 통합 카드사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가 통합되면 카드자산 6조 원, 시장점유율 8.1%의 업계 6위권의 중견 카드사가 탄생하게 된다. 금융감독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하나SK카드의 시장점유율은 4.6%로 업계 8위, 외환카드는 3.2%로 10위였다. 하나SK카드 측은 합병 초기 통합 비용과 투자를 고려하더라도 합병 3년 후부터는 매년 2000억 원 이상의 안정적 수익을 시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의 통합은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의 첫 관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도 가능하면 연내 이루겠다는 목표다. 실제 김정태 회장은 최근 “현재 생각하는 최선의 일정은 연내 두 은행을 통합하고 내년까지 전산통합 작업을 마치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문제는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반대가 만만찮다는 점이다. 또 두 은행의 통합은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인인데, 금융위는 노사합의가 전제되지 않으면 합병을 불가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 27일 금융위가 외환카드 분할을 최종 승인한 데 대해 성명서를 내고 “이번 승인은 하나금융지주만을 위한 특혜성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외환카드 분사는 처음부터 하나SK카드의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시작됐다”며 “금감원이 요구하는 신용카드사 레버리지 비율(부채성 비율)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자본금 약 7000억 원 중 6400억 원을 외환은행 출자로 메운 셈”이라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