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은 천지일보가 첫발을 내디딘 지 다섯 돌을 맞는 날이다. 사시(社是-의식을 깨우는 정론, 화합과 상생의 주춧돌, 창조적 그린미디어, 문화강국 지향에 기여)가 말하듯 진실과 정의를 앞세운 중도(中道-옳은 길)의 길을 걷기를 나름 힘써왔다.

창간을 앞두고 고민했던 부분이 있었다면 이 시대가 필요로 하고 이 시대를 대변하는 언론 즉,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다. 인터넷이라는 현대문명의 이기(利己)는 삶의 질은 물론 인류의 문화 나아가 언론의 역할까지 뒤흔들며 새로운 역할의 설정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다시 말하자면 문명의 이기는 순기능뿐만이 아니라 언제나 그랬듯이 역기능이 상존했으며, 이러한 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게 바로 언론의 사명이라 생각했다. 언론을 통해 역기능을 감시하고 지적하고 선도하고 계몽하는 지도의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직시했던 것이다.

현대사회의 존폐는 언론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언론이 살아야 사회가 살고 나라가 산다는 말이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언론의 현실은 어떠한가. 노무현 정부 때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뀐 이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언론은 오늘의 언론 현실의 원인이 아니라 말하지 못할 것이다. 기존 언론 또한 부패와 타락의 선봉에 서서 역기능을 주도하는 주범이 돼 왔고 지금도 그러하다면 지나친 주장일까.

정보전달의 한계를 넘어 거짓 것에 길들여져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하는 이 시대를 견인하는 언론의 필요성은 바로 천지일보를 태동하게 한 이유가 됐다. 어느 경서에서 “네 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은 창대하리라”는 말씀과 같이 정의와 진실을 표방하고, 진실과 정의는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믿음과 함께 닻을 올렸던 것이다.

백면서생(白面書生)이란 말이 있듯이 글과 말로만이 아니라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각오는 사시(社是)로 분명한 방향을 제시했고, 하나씩 하나씩 착실히 그 길을 걸어왔던 것이다. 신라시대의 문장가 강수 선생은 “부끄러운 것은 가난하고 비천한 것이 아니라 도(道)를 익히고도 실천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했다면, 천지일보는 이 시대의 진정한 지식인이 무엇인지를 증명해 보여야 할 역사적 사명을 띠고 창간된 것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변화를 싫어하는 시대는 실천해 가는 데 커다란 걸림이 됐고 지금도 되고 있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진실과 정의 편에 서고자 하는 이들도 많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음을 분명히 하고 싶다.

무엇이 지금까지 이 시대를 지배해 왔을까. 그것은 물질이요 다수의 힘 즉, 권력이었다. 하지만 선각자들이 말해오기를 물질과 권력은 끝이 난다고 했다. 흔히 21세기를, 물질문명의 시대는 끝이 나고 정신문명의 시대가 도래한다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옛 성인들은 예고해 왔다. 즉, 이 말은 부패하고 타락한 거짓과 위선의 시대는 가고 진리가 지배하는 시대가 온다는 뜻이다. 다수의 힘 즉, 권력은 조직과 사회 나아가 나라를 이끌어가고 유지해 가는 데 하나의 수단은 되겠지만 진리가 될 수는 없다. 결국 인류는 진실과 정의가 살아 있는 진리의 시대가 필요했던 것이다. 권력과 명예와 부가 판을 치는 시대가 가고 정신이 지배하는 도의(道義)의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문화의 시대요 도(道)를 통해 이뤄 나가는 시대니 하늘문화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만물(萬物)의 영장(靈長)을 자고하던 인간이 부패와 타락으로 영성은 떠나가고 미물만도 못한 신세가 됐고, 이를 다시 찾고자 하는 영성의 회복이요 종교의 회복시대이며, 역학(易學)이 말하는 우주의 일주 해 송구영신(送舊迎新)이다.

생각과 의도는 좋지만 무모한 시작이라는 혹자들의 염려와 걱정을 뒤로한 채, 창간과 함께 줄기차게 외쳐왔으며, 그 외침은 처음엔 허공을 치는 메아리 같았고, 울리는 꽹과리 같았음은 솔직한 고백이다. 하지만 대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주장대로 생각의 변화가 오기 시작한 것이다.

굳이 말하고 싶은 것은 언론은 활자다. 인터넷 언론은 언론이라 할 수 없다. 활자는 영원성을 갖는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며 증거물이다. 또 언론은 그 시대에 지성인들이라 자부하는 이들이 만들어가는 최고의 걸작이다. 우후죽순처럼 생겨 난 언론은 언론의 이름만 가질 게 아니라 사명과 소명의식을 깨닫고 사회와 나라와 인류의 현실과 미래를 한 치의 거짓 없이 진단하고 예측하고 알릴 수 있어야 한다. 천지일보는 만신창이가 된 언론을 회복하며, 또 천지일보가 가야 할 그 길을 꿋꿋이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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