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교회의 이슈는 두 가지다. 흩어지고 몰락하는 개신교회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성장하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다. 교회마다 ‘신천지 예방교육 교재’로 활용되면서 여전히 세인들에게 회자되는 7년 전 MBC PD수첩 내용에 관해 지난 5월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과 53년간 목회를 한 국제기독교선교협의회 이기철 총재가 대담을 진행했다. 당시 이 총재가 PD수첩과 관련해 질문한 내용과 이 총회장이 답한 내용을 중심으로 재조명한다.
▲ 2007년 5월 ‘신천지지의 수상한 비밀’이라는 제목의 PD수첩 방영 후 신천지교인들은 강제개종교육에 끌려가는 등 극심한 인권피해를 당했다. 2007년 10월 강제개종목사에게 세뇌된 전 남편의 둔기에 맞아 사망한 울산 신천지 교인 김선화 집사의 자녀가 그린 그림. ⓒ천지일보(뉴스천지)

[신천지 제대로 아십니까] ①신천지, 성도 감금·폭행 논란

PD수첩, 제목부터 신천지‘ 음해’
‘폭행·가출·부모 고소까지’ 자막
검찰조사 결과‘ 혐의 없음’ 확인

감금·폭행 당하는 신천지인 급증
언론, 다수 아닌‘ 진실’ 편이어야
엎질러진 물‘ 부정적 시각’ 여전

[천지일보=송태복 기자]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회다. 종교문제라면 더더욱 그렇다. 언론과 검찰이 가장 다루기 껄끄러워하는 문제가 종교문제다.

대법원장을 지낸 전 언론중재위원장은 “가장 어렵고 다루기 힘든 재판이 종교인들이 연루된 문제”라고 했다. 그는 “특히 목회자들의 경우 절대 양보하지 않아 합의가 안 돼 판사들도 기피한다”고 토로했다. 전 서울지검 검사였던 채모 검사는 “검찰들이 가장 다루기 싫어하는 문제가 종교문제”라며 “솔직히 논란을 피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다”고 말했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천주교, 개신교, 불교 등 다수가 속한 쪽에 서려고 한다. 과거 영생교가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됐고, 이번 세월호 사태에서도 ‘구원파’라는 특정종단이 이슈가 된 것처럼 기성 종교가 아닌 경우는 문제집단일 때만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

▲ 2007년 5월과 12월에 MBC PD수첩은 신천지를 비난하는 내용을 2차례 100분에 걸쳐 특집으로 내보냈다. (사진출처: MBC PD수첩 화면 캡처)

2007년 5월 8일 MBC ‘PD수첩’이 방영한 신천지 관련 내용도 ‘신천지의 수상한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과거 영생교나 사이비 집단을 연상시키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보도돼 누가 봐도 신천지는 문제집단으로 비춰졌다.

어버이날에 맞춰 방영된 내용은 ‘감금·폭행·가정파괴·청소년가출·패륜’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방영결과는 MBC 입장에서 보면 ‘대박’이 터졌다. 다음 날 주요포털 검색순위 1위에 오르면서 신천지는 우리 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집단’으로 인식됐다.

첫 회의 ‘뜨거운 호응(?)’에 힘을 받은 MBC PD수첩은 그해 12월 25일 다시 신천지 비난 방송 2탄을 특집으로 내보냈다. 7년이 지났지만 신천지 측은 당시 보도된 내용으로 인해 여전히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한다.

 

▲ 2007년 5월 8일 신천지 관련 PD수첩 예고편 영상 하단에 ‘폭행 가출 부모까지 고소’라고 자막을 내보냈으나 사실이 아님을 인정한 정정보도문. 2009년 10월 PD수첩 시작 전에 기타 반론보도와 함께 보도됐다. (사진출처: MBC PD수첩 화면 캡처)

◆MBC, 비난보도 100분… 정정·반론보도 5분

PD수첩이 2007년 5월에 내보낸 신천지 관련 내용은 예고영상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남자들이 컴컴한 건물의 문을 부수는 장면 하단에 ‘폭행, 가출, 부모까지 고소’라는 자막이 깔렸다. 신천지가 감금한 신도를 누군가가 구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장면이었다. 과연 사실대로 방영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2년 뒤인 2009년 10월 MBC PD수첩은 당시 내보낸 화면이 사실과 다르다는 정정보도를 내보냈다. ‘허위 왜곡보도’를 인정한 것이다. PD수첩이 이런 정정보도를 낸 것은 검찰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님이 확인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신천지를 비난하기 위해 100분을 할애했던 MBC PD수첩은 위 사항을 포함해 관련 정정·반론보도를 내보내는 데는 채 5분도 할애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MBC PD수첩이 신천지 방영내용과 관련해 정정·반론보도를 내보냈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국민은 모르고 있다.

◆“나쁜 집단으로 인식시키려 허위 제작”

PD수첩이 예고영상에 내보낸 문을 부수는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은 “해당 장면은 단전으로 인해 건물 관리자가 기계실에 들어가려고 했으나 문이 잠겨서 부수려고 한 것이었다. 신천지교회나 사무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PD수첩이 ‘감금‧폭행’ 자막을 넣어야 할 만큼 교계에 그런 소문이 돌았던 걸까. 이와 관련해 교계 전·현직 목회자들에게 신천지교회에서 성도를 감금하거나 폭행한다는 말을 들은 바 있는지 물었으나 모두 “그런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신학박사이자 미국에서 목회를 하다 몇 년 전부터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모 목사는 “한국에 와서 신천지를 비방하는 소리를 듣긴 했지만, 성도를 감금하거나 폭행한다는 말을 들은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제기독교선교협의회 이기철 총재도 “교계 목회자들이 신천지를 비난하긴 하지만 감금이나 폭행한다는 말은 들은 바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왜 PD수첩은 이런 왜곡보도를 했을까. 이에 관해 이 총회장은 “신천지에서 쫓겨난 사람이 거짓 제보를 했기 때문이며, PD수첩이 그 말을 듣고 사실인 것 같이 보도한 것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천지교회나 사무실과는 관계가 없는데도, 감금된 사람을 구출하는 장면인 것처럼 방영한 것은 신천지를 이단이나 나쁜집단으로 인식시키기 위해 MBC PD수첩이 허위로 제작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감금·폭행 피해자는 오히려 신천지인”

신천지 최모 강사는 “PD수첩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 돼서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신천지에서 성도를 감금‧폭행한다는 게 사실이라면 신천지가 이렇게 급성장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실제 감금‧폭행을 당하는 피해자는 신천지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PD수첩 이후 신천지교인 중 강제개종교육에 끌려가 감금과 폭행을 당하는 사례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신천지 울산교회 정모 장로는 “울산 신천지교인 중 개종목사에게 세뇌된 전 남편이 휘두른 둔기에 맞아 살해된 김선화 집사도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돈에 눈먼 개종목사들이 PD수첩을 도구 삼아 신천지교인을 돈벌이로 삼고 있다”면서 “감금과 폭행가해자 대부분은 개종목사에게 세뇌된 가족이어서 신고도 제대로 못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다른 신천지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일탈집단으로 보도되면 해당 단체는 여론재판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언론은 마땅히 ‘다수’가 아닌 ‘진실, 사실(Fact)’의 편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PD수첩이 보도원칙을 무시하고 ‘신천지는 문제집단’이라는 특정인의 주장만을 반영함으로써 신천지는 현재도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실제 보도 후에 검찰로부터 가출조장·배임‧횡령 관련 대대적인 조사를 받았음에도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났다. 당시 사회 분위기상 신천지에 문제가 있었다면 검찰이 결코 가만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천지 측의 이런 호소와 진실규명 노력에도 신천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런 적대적 사회 분위기에도 신천지교인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성교회는 교인이 줄어 빚더미에 앉은 교회를 두고 목회자가 도망가는 사례까지 느는 반면 신천지는 교회마다 앉을자리가 없다고 한다. 온갖 대처에도 ‘교인들이 몰려가는 신천지’는 한국교회 입장에서 보면 두렵고 불편한 존재임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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