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27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광장에서 여야 유족이 참여하는 3자협의체 수용을 촉구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세월호 협상 반전 못해
‘자중지란’ 속 생존 위기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상처난 데 소금까지 뿌려졌다. 7.30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한 달째. 새정치민주연합이 받아든 성적표는 처참하기 이를 데 없다. 세월호 정국이 꼬이면서 분위기 반전은커녕 생존 위기로까지 내몰렸다. 재보선 참패 이후 새누리당에게 또다시 ‘KO패’를 당했다는 평이다.

이달 초 재보선 여파를 딛고 출범한 ‘박영선 지도 체제’는 여전히 수세국면이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으로 반전을 노렸지만, 상황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 절차적, 전략적 허점을 잇따라 노출하면서 협상안이 두 차례나 유가족의 반대에 부딪혔다. 후폭풍은 컸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협상 동력을 상실했고, 당은 재협상안 추인 여부를 둘러싸고 ‘자중지란’에 빠졌다.

근본적으로 정부·여당에 불리한 소재인 세월호 특별법 협상이 오히려 야당의 발등을 찍은 형국이 됐다. 기회가 위기로 다가온 셈이다. 교착 상태에 빠져버린 세월호 공방은 결과적으로 야당의 전략 부재와 협상력 부족만을 드러내고 말았다.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은 박 위원장은 정치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문제는 난맥상이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새정치연합이 협상 난관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진 사이 새누리당이 유가족과의 대화에 나선 것이다.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마저 사라질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새정치연합 김영환 의원은 28일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세월호 협상) 주체가 돼야 할 새정치민주연합이 잉여정당처럼 배제돼 협상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후의 카드인 비상행동 돌입도 여당의 프레임 공세에 말려들고 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비상행동을 ‘민생을 내팽개친 투쟁’으로 규정하고, 민생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민생 대 투쟁’ 프레임 전략이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은 내부 분열마저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장외투쟁과 정기국회 참석 여부 등을 놓고 당내 강경파와 온건파의 노선 갈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새누리당과의 지지율 격차도 갈수록 커지는 흐름이다. 출항 한 달째인 박영선호가 시작부터 위기에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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