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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드림엔터 박용호 센터장

중학생부터 80세 노인까지 예비창업가에게 항상 열린 공간
‘베스트 멘토’로 선정돼 창조경제 박람회서 朴대통령 만나기도
세종대왕의 ‘창의성’과 이순신 장군의 ‘벤처정신’ 거듭 강조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3번째 직업인 ‘멘토’가 저에겐 가장 행복한 일입니다.”

지난 22일 만난 드림엔터의 박용호 센터장은 멘토링을 하며 다른 사람에게 베풀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에 대해 말했다. 그는 자신을 성공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만의 ‘성공’에 대한 정의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자기가 즐겁고 주변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일을 하는 것’이 성공한 인생이라는 것이다.

드림엔터는 예비창업가를 위한 공간이다. 박용호 센터장은 창업에 대한 뜻과 열정이 있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나눠 주는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3번째 직업인 멘토. 우연한 계기로 멘토를 하게 됐고 드림엔터의 센터장까지 맡게 됐다. 원래 그는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이었다. LG전자 종합기술원에 10년간 몸담았던 박 센터장은 회사를 나와 자신의아이디로 벤처기업을 차렸다.

지금의 카카오톡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였는데, 전 세계를 누비며 해외 투자 유치도 받고 수출도 하는 곧잘 나가는 회사의 사장이었다. 이 직업도 그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순 없었나 보다. 그는 12년간 운영하던 회사를 큰 기업에 사업 합병했다.

그러던 지난 2013년 9월, 정부 주도의 ‘창조경제타운’이 오픈되고 우연히 이곳에서 멘토를 하게 됐다. 벤처기업을 운영했던 그의 노하우가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선배로서 자신의 경험을 맘껏 나눠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3500명의 멘토 중 ‘베스트’ 멘토에도 뽑혔다. 이 때문에 그해 열린 창조경제박람회에 국민 대표로 초대 받아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당시 박 대통령이 했던 말에 많은 감명을 받았어요. 멘토처럼 베풀고 나누는 역할을 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격려해주셨죠.”

이것이 계기가 돼 지금의 박용호 센터장이 있게 된 것. 그의 하루는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아침 8시에 출근해 새벽 1~2시에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다.

드림엔터를 방문하는 예비창업가 3~4명씩 멘토링하는 것은 기본이고 강연, 설명회 외에도 잡다한 업무 등으로 하루하루 바쁘게 지낸다. 드림엔터는 주말 관계없이 24시간 운영된다. 예비창업가들에게 항상 문이 열려 있는 셈이다. 중학생부터 머리가 희끗한 80세 노인까지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연령층이 다양하다.

“중학생도 이곳을 찾아와요. ‘중2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방황하는 시기일 수도 있는 데 드림엔터에 오면 다르죠. 한번은 중학생 3명이 며칠 동안 밤을 새겠다며 찾아왔어요. 중소기업청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더군요. 깜짝 놀랐어요.”

▲  박용호 센터장이 서울 광화문에 있는 드림엔터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또 컴퓨터의 ‘컴’자도 모르던 40대 아줌마가 5개월 동안 멘토링을 받고 확 달라진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박 센터장은 “‘발효 녹용 사업’에 대한 열정만 갖고 무작정 춘천에서 올라온 아주머니가 지금은 드림엔터에서 주관하고 있는 ‘스탠포드 린스타트업 강의’까지 듣고 있으니 놀랐다”면서 “제가 베푸는 것 같지만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비창업가들에게 꼭 말하는 단골멘트가 있다. 바로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정신에 대해서다. 마침 드림엔터도 세종대왕과 이순신 동상이 세워져 있는 서울 광화문에 있다.

“600년 전 세종대왕은 한글을 창제하시고 측우기 등 여러 발명품을 만드셨죠. 창조경제의 핵심인 창의성을 본받을 수 있죠. 400년 전 이순신 장군은 12척의 배로 330여 척의 왜군을 물리쳤죠. 불가능에 도전하는 벤처정신과 닮아 있어요. 두 인물이 창업의 롤모델입니다.”

그는 창업이야말로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실업자를 위한 해결책이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의 창업에서 국가 경쟁력이 생긴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그는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가벼운 창업을 시도해 시장과 빨리 소통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10개월 동안 10억 원을 투자해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시장에 내놓기 보다는 한 달에 1억 원을 투자하고 빠르게 시장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무엇인지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기능을 넣어 제품을 만드느라 투자된 돈과 시간으로 인해 그만큼 시장의 변화를 받아들이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또한 단순히 돈을 벌려고 하기 보단 나름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돈만 벌면 된다면 스크루지랑 뭐가 다르냐. 내가 번 만큼 다른 사람과 나누는 마음이 필요한 것 같다”며 “그것은 자신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멘토’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드림엔터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의 창조경제 교류공간이다. 지난 2월 말 개관한 이곳은 예비창업가를 돕기 위해 마련됐으며 수시 멘토링, 전문 컨설팅, 세미나 개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문을 연 첫 달엔 약 4000명의 방문객이 다녀갔으며 점차 늘어나 현재 8월에는 6000여 명이나 방문했다. 5개월 동안 총 3만 4000명의 이용객이 찾아왔다. 드림엔터의 온라인 회원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이곳에서 밤을 샐 경우에는 10시 이전에 들어와 심야에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야 한다. 10시 이후에는 퇴실만 허용되며 아침 8시 30분부터 출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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