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민지 기자] 책의 남녀 주인공인 지기와 멜린은 인터넷 만남 사이트에서 알게 된 사이다. 멜린은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고르듯 지기를 골라 만났고 지기는 그런 멜린에게 몇 가지 조건을 달아 만남을 지속하자고 제안한다. 이들의 계약 연애는 지금껏 나왔던 로맨스 소설 속 계약과는 달리 이기적인 연애의 면모를 철저히 보여준다.

이곳에 등장하는 이들은 연애를 조언하는 입장이든, 조언 받는 입장이든 모두 연애에 기형적이다. 등장인물들은 더 나은 결말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지만 사건은 점점 점입가경. 하지만 로맹 모네리는 이들의 연애를 마냥 손가락질할 수 없게 만든다. 로맹 모네리 특유의 솔직하고 냉소적인 어조 밑에는 우리 자신의 욕망과 허세, 그리고 이기심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연애의 수렁 속에서 그들은 서로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선택을 향해 달려간다. 과연 그들은 관계의 합리적 지점을 찾을 수 있을까?

 

로맹 모네리 지음 / 문학테라피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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