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강남 인근 카페에서 만난 배우 강예원. 지난 21일 개봉한 ‘내 연애의 기억’을 주제로 강예원의 연기 그리고 연애 스타일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이혜림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반전 스토리에 소름 돋을 정도… ‘보석 같은 영화’ 극찬
배우로서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 기쁘고 뿌듯해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강예원이 돌아왔다. 정확히 말하면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강예원이 스크린으로 컴백했다. 국내 로맨틱 코미디 역사상 가장 센 놈을 들고!

‘해운대’ ‘하모니’ ‘헬로우 고스트’ ‘퀵’ ‘점쟁이들’ ‘미녀삼총사’ 등에서 때로는 코믹하고 때로는 애절하고 때로는 로맨틱한 캐릭터의 개성을 100분 살릴 수 있는 여배우 강예원.

특히 로맨틱 코미디일수록 그 진가를 배로 발휘해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그녀가 지난 21일 개봉한 ‘내 연애의 기억’에서 주인공 은진으로 분했다.

영화 ‘내 연애의 기억’은 여섯 번의 연애 후 다신 사랑하지 않으리라 다짐한 은진(강예원 분)이 순수하고 로맨틱한 현석(송새벽 분)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반전 로맨스를 담고 있다.

로맨티스트 현석과 결혼을 앞두고 있던 은진. 은진은 우연히 현석의 휴대전화에서 의문의 문자를 보게 되고 현석의 바람피우는 장면을 잡겠다며 현석을 뒷조사하기 시작하는데. 현석의 과거를 알면 알수록 은진이 그동안 알고 있던 현석과는 다른 현석의 과거로 은진은 혼란스럽기만 한다.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바 있는 이번 영화는 기자 시사와 개봉까지 롱런으로 실험적인 발상에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150억이 넘는 대작들 사이에 강렬한 인상으로 관객몰이 중인 ‘내 연애의 기억’에 대해 강예원은 “감사하다는 생각뿐”라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그녀는 “기자 시사회가 끝나고 계속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셔서 너무 기분이 좋죠. 배우는 옳았던 틀렸던 자신이 선택한 작품에 좋은 평을 들으면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라며 소박한 심경을 밝혔다.

‘내 연애의 기억’은 일반 로맨틱 코미디와 다르다. 로맨스으로 시작해 코미디로 이끌다가 불쑥 스릴러로 변해있다. 그야말로 심장 쫄~깃해지는 반전 로맨스다. 하지만 강예원은 이 시나리오를 그야말로 ‘심봤다’로 받아들였다.

“처음에 시나리오 읽을 때 너무 무서웠죠. 혼자 집에 있을 때 읽었거든요. 반전에서 너무 세니깐 많이 무서웠었던 것이 사실이었어요. 하지만 시나리오 마지막 장을 덮고 ‘심봤다’ 외쳤죠. 걱정도 많았지만 주위에서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해요. 저 혼자만의 확신이 아닌 모두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봐져요.”

평소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강예원은 이번 영화에서 나오는 내레이션이나 강한 반전 스토리 등이 다큐멘터리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기법과 맞닿아 있어 더 마음이 끌렸을 것이다.

강예원이 이 영화를 초이스 했지만 상대 배역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10억 미만의 저예산 영화인 점을 감안했을 때 과연 누가 강예원의 상대 역이 되느냐는 제작진도 고민 아닌 고민이었을 것.

강예원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계속 머릿속에 맴돌던 인물이 있었다. 바로 배우 송새벽이었다. 워낙 친분도 두터운 데다 연기 성향을 잘 알기 때문에 강예원은 송새벽에게 상대역을 제안했다.

“새벽 씨가 마침 아무것도 안 하고 있더라고요.(웃음) ‘도희야’ 들어가기 전이었고 사실 새벽 씨가 ‘현석’ 역할을 보고 더 당길 것이라는 생각에 편하게 제안했어요. 새벽 씨도 흔쾌히 수락하면서 급하게 촬영에 들어가게 됐죠. 그때는 감독님이나 제작사 모두 전혀 새벽 씨가 수락할 것이라곤 예상을 못 했던 때라 부랴부랴 첫 촬영에 들어갔던 기억이 나요.”

상대배역만큼 배우에게 중요한 포인트가 또 있으랴. 로맨스와 스릴러를 아우르는 고도의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 두 배우는 최선을 다해 작품에 임했다.

강예원과 송새벽은 회차가 적고 예산이 적어 작업 환경이 다소 어렵더라도 연기 하나하나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내 떳떳한 작품을 만들자고 다짐했다고 한다.

배우, 제작진 모두 긍정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작품에 임했다는 것 자체가 강예원에게는 뿌듯하고 행복했다고 한다.

그녀의 디테일이 강하게 발하는 순간은 아무래도 찰~진 욕설연기로 꼽을 수 있지 않을까.(웃음)

‘내 연애의 기억’에서 강예원이 선보이는 욕설은 ‘은진’이라는 캐릭터의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그러나 강예원은 평상시에 비속어를 거의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 어떻게 찰진 욕설 연기가 나올 수 있었을까.

“친구 중에 욕 진짜 잘하는 친구 한 명 있거든요. ‘은진’ 캐릭터 연구하면서 계속 그 친구가 떠오르더라고요. 친구가 하는 욕을 계속 상기시켰어요.(웃음) 성악을 전공해서 뉘앙스나 말투를 잘 따라는데 여러 요인이 들어맞으면서 욕설연기가 잘 나온 거 같아요.(웃음)”

실제 영화에서 등장하는 욕설연기는 사실 본 시나리오에서 많이 순화된 것이라고 한다. 상상도 못 할 수위를 자랑하는 욕들이 등장해 강예원을 긴장시켰을 정도라고. 시나리오 보는 순간 강예원은 ‘아~ 감독님 왕년에 많이 놀았나보다’ 싶더란다.

영화의 흥행은 운명이라고 말한 강예원. 하지만 ‘내 연애의 기억’은 보석과도 같은 작품이라고 말하며 영화의 빛을 관객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제작비 150억대를 자랑하는 대작들 사이에 작지만 강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내 연애의 기억’. 강예원은 이번 작품을 한국 관객들에게 새로운 반전 로맨스를 유쾌하게 제안하고 있다.

마치 이번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원하는 진짜 로맨틱 코미디를 즐기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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