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나무BB센터가 주최하는 ‘우리는 하나-세계음악에 빠지다’ 행사 포스터 (자료제공: 생각나무BB센터)

생각나무BB센터 안순화 대표
31일 지역 주민과 문화소통 행사, 처음엔 대부분 거절
직접 찾아가서 설명하니 마음 열고 다가와

▲ 생각나무BB센터 안순화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한국사회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해요.”

2020년이 되면 다문화 가정이 1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 각 지자체가 이들의 한국생활 정착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다문화정책을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동포 출신 결혼이주 여성인 안순화(49, 여) 씨는 수년째 오히려 한국사회에 먼저 다가가 편견을 깨는 일들을 하고 있다. 요즘에는 몇몇 마을 공동체와 함께 문화행사를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안 씨는 “누군가는 마을 주민과 이주여성이 함께 행사하는 게 특별한 일이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며 “이주여성들이 먼저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도 된다”고 말했다.

31일 중랑구에서 열리는 ‘우리는 하나-세계음악에 빠지다’라는 제목의 이번 문화행사는 다문화가정이 문화공연을 통해 지역주민과 어울려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한 취지로 이주여성 자조모임인 ‘생각나무BB센터’가 3회째 주최하고 있는 행사다.

행사는 음식·문화체험, 각 나라의 전통춤과 노래를 접할 수 있는 장으로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안 씨는 반드시 여기에 한국의 음식·춤·노래도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 그때부터 마을 공동체를 설득하기 위해 뛰어다녔다.

그는 “이주여성끼리만 하는 행사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마을 공동체 여러 곳에 문의를 했으나 처음에는 한 곳 빼고 모두 거절했다”며 “그때부터 직접 마을 공동체 모임이 있을 때마다 직접 찾아가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지금은 마음을 열고 함께하겠다는 곳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다가가는 것은 용기가 많이 필요한 일이지만 어려운 건 그때 뿐인 것 같다”며 “더 많은 이주여성이 밖으로 나와 먼저는 주민과 소통하고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 사회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실제 안 씨는 이주여성 중에 본국에서 무용수를 하는 등 춤·노래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발견, 2006년부터 사회복지기관 등을 다니며 이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렇게 자신의 재능을 작은 무대에서나마 드러냈던 이주여성들은 현재 사회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안 씨는 이주여성이 손 내밀 때 한국인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회뿐 아니라 이주여성이 직접 강의하는 시민강좌도 하고 있다”며 “강의는 교수들이 하는 것인데 이주여성이 할 수 있겠냐는 질문도 많이 받지만 이주여성들이야말로 이론이 아닌 실생활에서 겪은 내용을 말해줄 수 있어 반응이 더 좋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다문화 관련 일을 하던 한 한국인 여성이 ‘시민강좌를 통해 다시금 하는 일을 되돌아보게 됐다’는 고백도 받았다는 게 안 씨의 말이다.

안 씨는 “이주여성이 도움만 받는 대상이라는 편견을 깨고 사회에 기여하거나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앞으로도 좋은 일들을 많이 해나갈 것”이라며 “머지않아 한국사회에서 이주여성에 대한 편견을 모두 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