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요한동경교회 홈페이지에서는 성추행 논란을 겪고 있는 김규동 담임목사의 인사말 페이지가 사라졌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 하단의 김 목사 소개 아래로 ‘인사말 보기’ 버튼이 있지만 연결되지 않고 있다. (이미지 출처: 홈페이지 갈무리)

예배 중 “뼈아픈 성찰”… ‘성추행’ 구체적 언급 안해

일본 초대형 교회 한인목사
女사역자 폭행·성추행 혐의
“전적인 잘못, 허물·죄 인정”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일본 초대형 교회인 요한동경기독교회(요한동경교회)의 김규동 목사가 성추행 논란과 관련해 예배 시간에 무릎을 꿇고 교인들에게 사과했다.

지난 22일 김 목사는 예배 중 “먼저 이번에 우리 교회와 저와 관련해서 일어난 여러 가지 우려스런 이야기와 심각한 사태에 대해 하나님과 성도님들, 관련된 모든 분들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피해를 주장하는 교인들이 운영하는 요한동경교회 피해자모임 카페에 공유됐다.

그는 “이번에 일어난 모든 일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으로 발생한 허물과 죄라는 점을 이 시간 진심으로 인정하고 고백한다”며 “상처를 입고서 큰 고통을 받고 계신 모든 피해자 한 분 한 분에게 정말 깊이 머리 숙여 사과를 드린다”고 말하며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이어 그는 사과문을 통해 “깊은 회개와 뼈아픈 성찰을, 그리고 치유의 시간을 가지는 동시에 필요하면 전문가의 지도도 받으면서 온전히 치료되고 회복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말씀 전하는 스타일이 좀 강한 말투와 언행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목사는 자신의 구체적인 잘못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는 이 모든 일에 책임을 지고 담임목사직은 물론 한국에 있는 사단법인 요한선교회 이사장직, 동경에 있는 전 일본을 대표하는 종교법인 요한교회의 대표이사직도 동시에 완전히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교회운영에 대해서는 일체 사항을 사역자들과 평신도, 요한동경교회 중심으로 구성되는 비상대책위원회에 전적으로 일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8일 한인 유학생 선교운동단체인 코스타 국제이사회(이동원 이사장)는 22년 동안 일본 코스타 대표를 맡고 있던 김 목사를 사임 처리했다. 코스타 이사직 사임도 함께 이뤄졌다.

이에 따라 현재 요한동경교회 홈페이지에서는 김 목사의 인사말과 소개 등 페이지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이달 초 요한동경교회 김규동 목사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었다. 피해를 주장한 세 여성은 2000년대 요한동경교회에서 사역자로 헌신했고, 현재는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전도사나 간사로 사역했던 이들은 김 목사가 자신들을 목양실이나 집으로 불러 마사지를 요구했으며, 몸을 더듬거나 억지 성관계를 시도하거나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목사는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면서도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곧바로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며 “당시에는 그들도 다 이해하고 넘어갔는데, 몇년이 지나고 나서 왜 다시 이런 일을 드러내고 언론에 제보했는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김 목사의 리더십으로 성장한 요한동경교회는 현지에서는 ‘괴물 같은 교회’로 통한다. 한 교회에 교인이 40~50명만 돼도 큰 교회 축에 속하는 일본에서 요한동경교회는 매주 한인 2000여 명, 일본인 1000여 명, 중국인 700여 명 등 엄청난 숫자의 교인을 자랑하고 있다. 지교회도 무려 50개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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