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여부 “9월 임시총회서 결정… 대의원 뜻 따르겠다” 

▲ 한교연 대표회장 한영훈 목사. (사진출처: 한국교회연합 홈페이지)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보수개신교계를 대표하는 연합단체가 요즘 말이 아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한영훈 목사)으로 나뉘어 비방‧고소 등 갈등과 대립을 이어가더니 양 대표회장이 사퇴를 표명했거나 자신의 거취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최근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은 사퇴를 표명해 내달 2일 새 대표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현재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단독후보에 나선 상태다. 한교연 한영훈 대표회장은 지난 6월 실정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자숙 중이다. 지난 21일 한 대표회장은 며칠 안으로 자신의 거취를 결정,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한 대표회장은 25일 한교연 회원들에게 발송한 서신에서 “9월 말로 예정된 임시총회를 통해 대의원들의 뜻을 묻고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9월 임시총회에서 정관을 개정, 경과조치를 통해 제3회기 기간을 금년 11월 말로 앞당기고 제4기를 출범시키는 안을 다룰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 안이 통과되면 예장통합 측 권면인 자진사임의 3분의 2는 수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과 8월을 자숙하는 시간으로 삼아 외부 행사를 최대한 자제해 왔고, 회기를 11월 말로 앞당기면 임기 2개월을 더 단축하게 되므로 대표회장 임기를 8개월로 마감하게 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임시총회에서 이 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엔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 대표회장은 “예정된 차기총회 날짜인 2015년 1월 29일까지 대표회장으로서 (사업들을) 성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못 박았다.

결국 최소한 11월 말까지는 대표회장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이다.

한 대표회장은 “원래 9월 말경 물러나기를 기도하면서 두 달 동안 자숙하고 계속 기도해 왔다”면서 “최종 3일간의 특별기도 기간을 통해 작금의 여러 가지 교계 현실 가운데서 9월 말에 물러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회장은 또 “한교연의 여러 지도자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교계 언론 그리고 가족들과 대화했다”며 “또한 물러날 경우 현 법에 의해서 공동회장 중에 잔여 임기를 맡아 줄 분을 추대하고 물러나야 한다. 몇몇 분에게 직접 의견을 타진했던 바 모두가 한결같이 극구 사양했다”면서 자신의 이러한 결정이 심사숙고의 결과였음을 강조했다.

그는 임시총회 결과가 어떠하든 “남은 임기 동안 아주 성실하게 한교연과 한국교회를 위해 대표회장직을 수행할 것”이라며 “학교(한영신대) 총장 재직 시 행정적 착오로 빚어진 일로 인해 한국교회와 한교연에 누를 끼치게 된 점 정중하게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만일 임시총회에서 11월 말 사퇴가 결정되면 연합기관장 역사상 최초로 유죄 판결로 인한 중도 퇴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6월 한영훈 대표회장이 총장으로 재직하던 한영신학대학교의 운영비를 재단 소송비용으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종 확정했다. 실정법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되자 한교연 회원교단 중 가장 규모가 큰 예장통합 측은 한 대표회장에게 도덕성 추락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자진사퇴를 권고했다. 또 재발방지를 위한 한교연 정관 개정을 요구했다.

한 대표회장은 정관 개정에 대해 “(오는 9월 임시총회를 통해) 대표회장 재직 시 금고형 이상의 형을 대법원으로부터 받게 되면 1개월 안에 자진 사임하면서 임기 6개월 이전이면 보선을 하고 6개월이 남지 않으면 대표회장이 공동회장 중에서 잔여 임기 대행자를 지명하고 물러나는 법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한영훈 대표회장이 최소한 오는 11월 말까지는 대표회장직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임시총회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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