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행동 돌입 선언
국회·청와대 앞 결의
“응답할 때까지 싸운다”
이미지 바꾸겠다더니
21일 만에 원점 복귀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6일 투쟁의 ‘깃발’을 들어올렸다. 지난 5일 “투쟁정당 이미지에서 벗어나겠다”며 대대적인 당 개혁 작업을 예고한 지 21일 만이다.
박영선 위원장은 이날 국회와 청와대에서 잇따라 결의대회를 열고 비상행동 돌입을 선언했다. 새누리당과 청와대에 대한 원내외 강경투쟁에 시동을 건 것이다. 이는 세월호 특별법 여·야·유가족 3자 협의체 구성을 수용하라는 요구다.
하지만 강경투쟁 돌입은 박 위원장과 새정치연합 지도부 스스로 협상력과 리더십의 한계를 드러낸 셈이어서 또 다른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민생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등 국회 파행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결의대회 대국민호소문을 통해 “새누리당과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을 위한 요구에 응답할 때까지 유족과 국민 곁에서 끝까지 싸우겠다”며 강경투쟁을 선포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의 목숨을 외면한 채 국가가 있을 수는 없다. 유가족의 뜻이 최우선”이라며 3자 협의체 구성을 강력히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여야 간 두 차례의 논의를 거친 협상안이 유가족과 야당의 동의를 얻지 못한 데 대해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을 완강히 거부하는 새누리당을 상대로 협상에 나섰지만, 결국 유족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며 “국민 여러분과 유가족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의 세월호 협상 태도에 대해 “세월호 참사 넉 달 열이틀째다. 유민 아빠 김영오 씨는 생명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도 44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고, 유가족들은 대통령의 면담을 요구하며 아스팔트 바닥에서 엿새째 노숙 중”이라며 “사람의 목숨이 죽어가고 있는데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또다시 소중한 생명의 죽음을 손 놓고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며 “단 한 사람도 구하지 못한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반복할 수 없기에 새정치연합 의원 일동은 의원총회에서 세월호 특별법이 가장 시급한 민생현안이자 최우선의 민생법안이라고 결의하고 비상한 행동에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악의적인 유언비어로 유족을 폄훼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려는 거짓 선동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맞서겠다”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4.16 이후에 새로워진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새정치연합의 길에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