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가르쳐야 할 종교가 지도자들의 비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패한 종교는 재정비리, 성추행, 학력비리, 파벌 싸움, 교회 세습, 정교유착 등 각종 모양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종교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신교, 천주교, 불교를 중심으로 부패한 종교계의 실태를 진단한다.

[기획] 부패한 종교, 이대로 좋은가? ②개신교 내 권력 싸움 & 신학교 문제

“성경에 대한 끝없는 ‘가설’만”
커리큘럼 ‘교회 운영’에 집중
무료로 가르치면 오히려 비난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신학(神學)’은 신의 영역을 다루는 학문이다. 성직자가 되려는 사람은 신학교에 입학해 신학을 배우며 하나님의 말씀이 담긴 성경에 대해 알고자 한다. 하지만 실상 신학교에서는 신학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지난 2012년 2월, 서울 청계광장에 설치된 시민발언대에 한 신학생이 올라 “신학대에 들어가기 전에 가졌던 환상과 비전은 신학교의 현실 앞에 모두 사라져 버렸다”면서 신학교의 공부가 오히려 하나님에 대한 불신과 혼란만 준다고 고백했다.

감신대에 다녔던 박모 씨는 “성경에 대한 끝없는 이론, 가설, 외설, 다양한 논리적 해설 등 결론 없는 신학공부로 인해 많은 신학생들은 하나님 존재에 대한 불신과 심한 혼란으로 학교를 이탈하고 있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신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신도들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까’ ‘교회를 어떻게 잘 운영해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사람을 많이 끌어모을 수 있는가’에 대한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박 씨의 말처럼 신학교의 커리큘럼은 교회를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 가르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성경 말씀에 대한 내용도 다양한 가설을 다루는 것이라 오히려 혼돈만 가져온다. 난해한 성경 구절에 대해선 신학교수조차도 “믿지 않는다”는 발언이 서슴없이 나오는 형국이다.

커리큘럼의 경우 경배와 찬양, 교회법, 설교를 위한 발성학, 제자훈련, 부동산학, 설교강해, 은사체험, 전도훈련, 개척교회론, 교회와 사회, 스포츠신학, 신학과 경제, 노회학 등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신학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상황인데도 오히려 “어설픈 이론 신학이 아닌 교회를 성장시킬 수 있는 강좌를 더 개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생들에게 ‘실용적인 학문을 제공하며, 전인교육과 전문교육을 지향해 지도자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위기이다. 결국 모든 것이 ‘목회자 취업’에 맞춰져 있다.

신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치지 않는데 목사들이 성경에 대해 제대로 알고 목회를 할 리 만무하다. 새문안교회 이수영 목사는 장신대학원 신학대학원장으로 재직했을 무렵, 장신원보에 기고한 에세이에서 “장신대학원생들이 졸업을 하면 설교와 성경공부 인도, 기도를 못한다”며 신학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목회자들도 학위취득에만 집중하는 분위기다. 신학교가 사양 사업이 된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한국 목사들에게 석사나 박사학위를 남발하다 문제가 되곤 한다. 한국 사회가 고학력을 선호하다 보니 목회자들은 졸업장 받는 데만 관심이 있다. 한 분야에서 박사학위가 가장 많은 곳이 신학분야일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러다 보니 학력비리나 비인가 신학교 문제도 불거진다.

신학교의 비싼 등록금도 논란이 됐다. 오히려 무료로 가르치는 것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교계는 신천지가 운영하는 시온기독교선교센터가 무료로 성경을 가르친다며 비난하고 있다. 신천지 측은 “성경에 값없이 주라고 했기에 무료로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성경 말씀을 가르치면서 돈을 받는다는 것이 오히려 잘못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신학교가 신입생 감소로 운영이 어려운 것과 달리 시온 기독교선교센터는 올해만 이미 만 명이 넘는 수료생을 배출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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