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UFG, 즉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진행 중이다. 북한은 연일 최고수위의 협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무슨 ‘큰 한 방’이라느니, ‘선제공격’이라느니 표현 역시 색다르다. 과연 북한이 큰 소리처럼 행동에 옮길 수 있을까. 아마도 어려울 것이다. TV에선 북한의 목탄차가 비춰지고 있다. 북한의 목탄차는 정확히 1978년에 등장했다. 1958년 소련제 가솔린차를 모방한 이른바 ‘승리58’을 자체 생산하면서 사라졌던 일제시대의 목탄차가 20여 년 만에 다시 재등장한 것이다.

북한의 사회주의는 정확히 20년 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경제든 정치든 모두 봉건주의 내지 식민주의로 되돌아간 셈이다. 이런 북한이다 보니 남조선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이 진행될 때마다 지레 겁먹지 않을 수 없는 법, 울바자가 허술한 집이 맹수걱정을 하는 이치와 무엇이 다르랴. 정당성도, 내구력도 없는 김정은 체제는 남쪽에서 군사훈련만 하면 그것이 맹수처럼 무서운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북한의 이른바 모험적 ‘선제공격’을 막아낼 준비가 완벽한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작전권의 후방 이동을 문제점으로 들고 싶다. 군 수뇌부가 수시로 북한의 도발가능성과 현장에서의 작전종결을 강조하는 이유는 천안함·연평도 피격사건이 우리에게 준 교훈 때문이다. 현재의 군 상부지휘구조로는 북한의 무력도발을 사전에 억제하기 어렵다. 그리고 도발 시 우리 국군통수 및 지휘체계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천안함 피격 수일 전에 北잠수정의 기지 이탈 정보를 수집하고도 대비하지 못했다. 연평도 피격은 더욱 그렇다. 북한 개머리 포진지에 방사포가 집결하고 미그 전투기가 전진 배치된 정보를 갖고도 기습을 당했다. 북한은 민간시설까지 무차별 포격하고 1시간 후 재포격을 가해왔다. 우리는 국가자위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이런 수모는 지금과 같이 참으면 된다. 그러나 국지전과 전면전에서 이렇게 하면 전면전 발생 시 국가생존이 어렵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해결방안이 있다. 현 ‘합동군제(合同軍制)’를 ‘3군 본부 병렬제(竝列制)’로 환원하고 각 군 본부를 서울로 옮기면 된다. 과거에는 우리 군 전투력이 강력하여 베트남에 전투부대를 파병하고 북한의 무력도발을 대부분 억제했다. 그러나 1987년부터 각 군 본부가 대전지역으로 이전하고 1990년에 합참의장이 군령권(軍令權, 작전지휘)을 행사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합참의장은 13개의 작전사령부/합동부대와 해외 파병부대(15개국)를 지휘하고 있다. 적정 지휘 폭(3~7개) 초과다. 여기에 더해 합동작전, 통합방위작전, 연합작전까지 해야 한다.
 
반면 각 군 총장은 정보와 작전에서 제외되어 군정권(軍政權, 행정 및 군수)만 행사한다. 각 군 정보 및 작전의 전문가들은 대부분 각 군 본부에 있다. 이로 인해 우리 합참은 정보분석, 도발억제, 작전지휘에서 매번 실패만 거듭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1996년 北상어급잠수함 강릉해안 침투 시 지상작전에서 많은 희생을 치렀다. 1999년과 2002년 연평해전을 억제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장지휘관이 작전을 직접 수행한 2009년 대청해전과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은 성공했다. 연평도 피격 시에도 연평부대는 포 3문으로 수십 문을 상대로 잘 싸웠다. 이같이 예하 전투부대의 전투력은 막강하다. 따라서 하루속히 각 군 총장에게 작전지휘권을 줘야 한다.

이제 남북한의 밀리터리 밸런스는 완전히 깨졌다. 북한이 제아무리 핵공갈을 휘둘러도 우리는 끄떡없다. 핵무기는 조립단계부터 우리의 눈을 피하기 어렵다. 오히려 북한 자체 내부에서 터질까 그것을 걱정하여 중국도 북한의 비핵화에 전력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이여! 이제 허풍을 내려놓고 남북대화를 통한 화해 협력으로 돌아서기 바란다. 어차피 당신의 체제가 오래 갈 수는 없는 법, 절해고도의 고립과 피폐의 절정을 허풍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역사의 진리다.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부디 유화정책으로 돌아서기를 다시 한번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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