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가르쳐야 할 종교가 지도자들의 비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패한 종교는 재정비리, 성추행, 학력비리, 파벌 싸움, 교회 세습, 정교유착 등 각종 모양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종교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신교, 천주교, 불교를 중심으로 부패한 종교계의 실태를 진단한다. 

[기획] 부패한 종교, 이대로 좋은가? ①개신교 목회자 도덕적 해이

▲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송태복 기자] 종교(宗敎). 그 뜻을 보면 으뜸가는 가르침이다.

그러나 오늘날 종교는 종단을 막론하고 부패하고 패역했다. 가르침이 으뜸이어야 할 종교지도자는 전문직 성범죄 1위에 올라 할 말을 잃게 한다.

지난해 말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성직자가 저지른 성범죄가 401건이었다.

이 중 강간‧추행의 경우 전문직 성범죄자 중 성직자가 가장 많았다. 박 의원은 “종교인에 의한 성범죄는 신도들이 종교적 신념에 의해 의심을 품지 않고, 종교의 폐쇄적인 특성 때문에 외부에 알려지기도 어렵다”며 “성범죄 예방을 위한 종교계의 엄격한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5년 통계청 조사 기준으로 국내 3대 종교 인구는 불교 1072만, 개신교 861만, 천주교 514만 명이다. 이 중 가장 신뢰도가 낮은 종단은 개신교다.

지난 2월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홍정길 이사장)의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톨릭(29.2%), 불교(28.0%), 개신교(21.3%) 순이었다.

두 달 뒤 고산문화재단(이사장 영담 스님)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인의 종교 인식과 불교의 인상’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개신교(21.6%) 신뢰도는 가톨릭(31.7%)과 불교(31.6%)에 미치지 못했다. 개신교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로 언행일치가 안 되고, 교회 내 비리·부정부패가 많고, 타 종교에 비판적·배타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목사 성추행, 신도․여고생․지적장애인까지

“전병욱 목사는 A씨 치마 속에 손을 넣고 ‘가슴을 만지고 싶다’ ‘너와 자고 싶다’ 했다.”

삼류 소설의 내용이 아니다. 성추행 파문을 일으켰던 전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의 성폭력 사실을 폭로하기 위해 한 네티즌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이후에 적힌 글은 차마 옮기기 민망해서 생략한다. 이 네티즌은 “피해자에게 사죄도 하지 않고 법망도 피하고 전별금 13억 원까지 받은 전병욱 씨가 이제 홍대새교회를 세우려 한다. 전 목사에게 피해를 당한 학생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면서 “전 목사는 타락한 한국교회의 절정에 있다”고 분개하고 있다.

여고생을 성추행하고 오히려 여고생이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황당한 진술을 한 목사도 있다. 지난해 12월 강원 화천경찰서는 여고생을 성추한 혐의로 목사 B(53)씨를 구속했다.

B목사는 2012년 4월 자신의 교회에서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 프로그램에 참가한 뒤 밤늦게 귀가하는 C(19·당시 고3)양을 ‘집에 데려다 주겠다’며 승용차에 태운 뒤 강제로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C양이 사건 직후 성폭력상담소에 찾아가 피해 사실을 토로하고 상담받은 것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B목사는 ‘여고생이 오히려 자신을 성추행했다’며 지난달 고소장을 제출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지난 7월에는 지적장애인 여성을 60대 목사가 성추행해 논란을 빚었다. 경찰에 따르면 D목사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장애인 시설에서 예배를 주관하면서 장애인 여성에게 접근해 두 차례에 걸쳐 이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이 같은 사실은 장애인단체 등이 해당 시설에 대한 장애인 인권실태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최근 3명의 여교역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일본 요한동경교회 김규동 목사의 경우는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김 목사는 과거 일본인에게 테러를 당해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왔다는 점 때문에 ‘살아있는 순교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터였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목회자들이 성추행 논란을 일으킨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 불가능할 정도다.

▲  초대형 교회 중 하나인 사랑의교회 담임 오정현 목사는 논문표절 논란에 이어 배임․횡령 혐의로 지난 7월 고발당했다. 사랑의교회는 새 예배당 건축 계획을 발표할 당시 건축 비용이 2100억 원이라고 발표했으나 이후 3500억 원으로 조정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초대형 교회 목사들의 초대형 배임․횡령

목회자들의 비리 문제 중 성추행만큼이나 자주 등장하는 것이 배임‧횡령과 관련된 문제다.

성도가 많고 목사의 권한이 막강할수록 배임․횡령 규모도 크다.

세계에서 가장 큰 개신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는 은퇴 후 교회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사실이 드러나 배임‧횡령으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 21일 열린 항소심에서 서울고법 형사2부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 부자에게 모두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앞서 조 목사는 아들 조희준 씨가 보유한 주식을 4배가량 고가에 매입해 교회에 131억 원의 손해를 끼치고, 35억 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었다. 지난 2월 열린 원심에서 조 목사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벌금 50억 원,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은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초대형 교회 중 하나인 사랑의교회 담임 오정현 목사도 논문표절 논란에 이어 배임 횡령 혐의로 지난 7월 고발당했다. 횡령 혐의를 받은 대목은 서점 수익금 1억 7000여만 원, 음반 판매 대금(2006~2011) 2억 3000만 원이 개인 명의의 계좌로 입금된 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임 의혹은 건축 과정에서 불거졌다. 고발인 김모 집사는 교회가 새 예배당 부지를 사면서 시가보다 두 배가량 돈을 더 주는 등 애초에 발표한 비용보다 더 많은 돈을 건축에 사용해 교회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한다.

사랑의교회는 새 예배당 건축 계획을 발표할 당시 건축 비용이 2100억 원이라고 발표했으나 현재는 3500억 원으로 조정한 상태다.

이상에 열거한 목회자 비리는 그야말로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성직자가 전문직 성범죄 1위에 오르자 세간에는 ‘聖職者’가 아니라 ‘性職者’라는 비아냥거림이 나돌고 있다.

◆온갖 비리 목회자, 개신교 몰락 원인으로

이 같은 목회자 비리는 우리나라 개신교인 감소의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일부 초대형 교회는 엄청난 비리에도 외형적으로는 건실해 보인다. 의식 있는 신앙인들은 ‘교인들의 성경적 무지’와 ‘무분별’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경기도 과천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여, 44) 씨는 “오래 전 과천에 제일 큰 교회에 출석했을 당시 담임 목사가 ‘누군가 동전을 헌금했다’며 단에서 호되게 비난하는 것을 본 뒤로 교회에 나가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친한 친구가 힘들게 번 돈 5000만 원을 다니던 교회 목사가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줬는데 차일피일 미루기에 따졌더니 ‘하나님께 바쳤다고 생각하라’고 하면서 돌려주지 않아 화병을 앓다 최근 유방암까지 걸려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작 목사에게 돈을 빌려준 친구는 돈이 없어 치료도 제대로 못 받고, 무신앙 가족들에게 말도 제대로 못하고 속앓이만 하는 실정”이라며 “하나님을 빙자해 교인들의 피 같은 돈을 가로채 자신의 잇속만 챙기는 목회자는 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교인들도 목회자 말이라고 무조건 따를 것이 아니라 옳은 것을 성경에 비춰 스스로 분별하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관악구 E교회에 출석 중인 배모(여, 51) 씨는 “교회 내 목회자 음란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면서 “정말이지 목회자를 보고는 도저히 신앙을 못 할 정도”라며 한탄했다.

국내 목회자들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최근 사퇴를 발표한 한기총 홍재철 회장도 직접 조목조목 언급한 바 있다. 홍 회장은 사퇴 입장문을 통해 “예수님 보고 교회 왔다가 목사들 보고 천리만리 도망가고 싶은 생각”이라며 목회자 부패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이렇듯 각종 비리에 몸살을 앓으며 분열된 한국교회가 한목소리를 내는 유일한 대상이 있다. 바로 ‘신천지교회’다. 현재 한국교회는 분열된 와중에도 신천지교회에 대해서만큼은 ‘이단의 괴수’라며 한목소리로 대응하며 견제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신천지교회는 지난 2007년 MBC PD수첩을 통해 마치 사회 문제 집단인 것처럼 보도된 후 당시 논란된 배임‧횡령 가출조장 등과 관련해 ‘검찰, 경찰’의 대대적인 조사에 세무조사까지 받았지만 모두 ‘무혐의’가 입증됐다.

정통을 내세운 기성교회는 목회자 비리에 몸살을 앓으며 교인수가 급감하는 반면, 그들이 ‘이단’이라 지목한 신천지교회는 해마다 엄청난 성장세를 기록하며 대조를 이루고 있어 ‘누가 이단이고, 누가 정통이냐’는 논란을 키우고 있다.

한편 신천지교회 이만희 총회장은 ‘진짜바로알자 성경과 신천지’ 공식 카페를 통해 “창세기의 아담 때로부터 성경 6천 년 역사를 보면, 한 시대가 부패되었을 때 새 시대가 있게 되고, 새것으로 창조하게 된다”며 신앙인들에게 시대분별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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