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에 사는 인구의 80% 이상이 종교인이다. 종교인이 자신이 믿는 신의 뜻대로만 행한다면 지구촌에 전쟁은 사라질 것이다. 본지가 지난해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KAICIID포럼과 Religions for Peace포럼에서 각국 종교지도자에게 자신이 속한 종교의 본질에 관해 물었을 때 모두가 ‘모든 종교가 모양만 다를 뿐 같은 신을 믿으며, 신의 뜻은 평화’라고 입을 모았다. 많은 종교지도자가 인정하는 것처럼 창조주는 하나이나 인간이 각기 다른 모양과 신념으로 신을 믿음으로 인해 인류는 끝없이 전쟁을 치러왔다. 교전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도 그 근본원인에 종교가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전쟁의 명분이 돼버린 종교지만, 종교인이 그 본질을 좇아 하나 된다면 종교는 평화의 답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진행형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은 물론 근현대 전쟁사를 통해 전쟁의 폐해를 살펴본다. 더불어 ‘종교’가 평화의 답이 된 실질적 사례를 통해 인류가 꿈꿔온 세계평화와 전쟁종식의 해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창간 5주년 특별기획- 전쟁과 평화, 종교가 답이다]

9.11테러 주도한 ‘알카에다’
200여 소녀 납치 ‘보코하람’
극단주의 이슬람국가 ‘IS’ 등
악명 높은 이슬람 테러단체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평화’를 강조하는 이슬람교와 달리 전 세계적으로 폭력과 테러를 자행하는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상당히 많다. 가장 대표적인 테러단체로는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끈 ‘알카에다’를 꼽을 수 있다. 알카에다는 지난 1990년대 이래 반(反)미국을 표방하며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쳤다. 특히 지난 2001년 9.11테러로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이 무너진 사건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최대 3500여 명에 달한다.

최근 들어 알카에다보다 더 잔인하다는 평가를 들으며 세계를 위협하는 테러단체가 있다.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활동하는 ‘보코하람’과 시리아‧이라크 등지에서 활동하는 ‘IS’다.

▲ 지난 5월 22일(현지시각) 나이지리아 시민들이 치복에 위치한 고등학교 앞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납치된 300여 명에 가까운 여고생들의 석방을 위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납치‧살인 일삼는 보코하람

지난 4월 나이지리아에서 270여 명의 소녀들이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Boko Haram;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다’는 뜻)’에 피랍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알려지면서 세계를 분노케 했다. 보코하람은 공립학교 기숙사를 급습해 여학생들을 납치한 후 대부분 크리스천이던 이들 소녀들을 이슬람으로 강제 개종시키고, 노예로 팔겠다고 협박했다.

전 세계적인 공분이 일면서 많은 사람들이 ‘소녀들을 돌려 달라(Bring Back Our Girls)’며 온‧오프라인에서 항의했지만 이들 소녀 대부분은 몇 달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보코하람은 납치뿐 아니라 학살과 방화, 폭탄 테러 등을 자행해 올해에만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3000명 이상을 살해했다. 북부는 이슬람교, 남부는 기독교 신앙으로 나눠져 종교갈등과 빈부격차, 정치 불안을 겪고 있는 나이지리아를 샤리아(이슬람 율법) 국가로 세우는 것을 목표로 테러를 벌이고 있는 보코하람 때문에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 지난 7월 27일(현지시각) 이라크 모술을 장악하고 있는 이슬람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에 의해 파괴된 시아파의 사원을 주민들이 바라보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서방 위협하는 무장단체 ‘IS'

지난 6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급속히 세력을 확장해온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하나의 독립된 이슬람 국가를 선언하고 점령지 주민들의 충성을 요구했다. ISIL은 자신들의 공식 명칭을 ‘이슬람국가(IS; Islamic State)’로 바꾸고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최고 통치자인 칼리프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칼리프’는 과거 이슬람 공동체를 다스린 최고 통치자로, 이슬람교 유일신 알라의 사도인 무함마드의 대리인을 뜻하는 말이다. 무함마드가 632년 사망하고 후계자로 4명의 칼리프가 선출된 뒤 터키 초대 대통령 케말 파샤가 1924년 칼리프제를 폐지할 때까지 이슬람권에는 다양한 형태의 칼리프 국가가 이어져 왔다.

ISIL은 알카에다의 분파였다가 과격한 노선으로 퇴출됐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들이 IS로 이름을 바꾸고 칼리프제 이슬람 국가 수립을 선포함에 따라 극단주의 세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런 우려는 지난 12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중심가에서 무슬림에게 IS에 대한 충성과 시리아·이라크 여행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전단이 뿌려지면서 더욱 커졌다. 정보 당국자들은 IS를 지지하는 전단 살포와 선전 방송 등이 유럽 전역에서 산발적으로 이어지자 IS 연계 지하드를 서방에 대한 가장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편 이슬람 무장단체들로 인해 이슬람교 전체가 폭력적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 많은 무슬림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쇼캇 알리 무카담 전 주한 파키스탄 대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에 참여하는 무슬림은 극히 일부이나 서방 언론에 의해 무슬림 전체가 폭력적인 것처럼 보도됐다”면서 “이슬람교는 평화를 사랑한다”라고 강조했다.

한미연합사 부참모장을 지낸 이석복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 사무총장은 “지난해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을 여행했을 당시 현지인들이 우리가 불교인인 것을 알면서도 매우 친절하게 대해줬다”면서 “종교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종교지도자가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