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낙종 국방부 조사본부장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사이버사령부 댓글 사건 수사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사령관 2명 포함 21명 ‘정치관여 혐의’ 입건
“김관진 몰랐다”…‘ 꼬리 자르기식 수사’ 비난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국방부가 국군 사이버사령부(사이버사)의 대선개입 의혹을 수사한 결과 국가정보원 등 조직적인 대선 개입이 아닌 이모 전 사이버사 심리 단장에 의한 개인적 행위로 결론을 냈다.

사이버사 요원들이 광범위하게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을 했음에도 ‘조직적 대선 개입은 없었으며,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도 보고되지 않았다’는 군의 최종수사 결과는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국방부 조사본부(본부장 백 낙종 소장)는 ‘국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의혹 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정치 관련 댓글 작성 의혹과 관련, 연제욱‧옥도경 전 사령관을 포함한 총 21명이 최종 형사 입건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중간수사 결과보다 형사입건 대상자가 10명 늘어난 셈이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국군 사이버사 심리전단 작전요원들이 정상적인 작전범위를 벗어나 일부 특정정당 및 정치인을 언급한 글을 게시했고 전직 사령관들은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군형법 제 94조 ‘정치관여’에 해당하는 위법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본부는 “사이버사 요원들의 일탈행위는 이모 전 심리전단장의 부당지시로 벌어졌다”며 “대선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국방·안보 관련 사안에 대응하고 군의 입장을 설명하려다보니 그것이 과도해서 정치관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본부는 일부에서 제기한 조직적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지휘계선을 포함한 관련자들의 통화 내용, 이메일, 관련 문서, 출입현황, 사회관계망(SNS)을 분석하고 소환 조사하는 등 입체적으로 확인 했다”며 “군내‧외 지시나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다른 기관과 연계된 조 직적 대선개입은 없었다”고 말했다. 즉, 이 전 단장과 일부 요원들의 개인적 일탈이었다는 것이다.

이날 조사본부는 연제욱·옥도경 전 사령관 등 21명을 ‘정치관여 특수방조’ 혐의로 형사입건했으며 곧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또 작전에 주도적 역할을 한 사이버사 심리전단 예하 담당관 4명과 작전 총괄담당자 3명, 정치성향에 따른 개인적 일탈자 4명, 피고발자 5명 등 16명은 ‘정치관여’ 혐의로 입건됐다.

그러나 조사본부는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현 국가안보실장)에게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김 전 국방장관을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이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식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특수방조 혐의로 입건된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은 “인식도 하지 못했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수사본부의 최종 수사결과가 발표됐지만 의문점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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