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로 인한 경영 악화에 노심초사… 경영구상·해외출장 ‘삼매경’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여름 휴가철이 한창이지만 주요 대기업 총수들에게는 남의 얘기다.

이들 상당수가 휴가를 반납한 채 ‘경영 구상’에 몰두하거나 현장점검에 나서고 있다.

세월호 사고 여파를 비롯해 환율 하락이 심각한 내수 침체로 이어지면서 경영사정이 악화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선진국들의 견제와 중국 등 신흥시장 현지 기업들의 무서운 성장 등으로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처지다. 또한 일부 총수들은 재판이나 구조조정 등으로 휴가를 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미국 시애틀로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애플과 미국 외 국가에서 특허 소송을 철회한다는 희소식을 6일 전해왔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과 팀 쿡 CEO가 이번 사안에 최종 합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가 자녀들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와병 중인 만큼 별도의 휴가 계획을 세우지 않은 채 하반기 경영전략 구상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등 3인의 삼성전자 대표이사들도 사장단 회의를 2주간 쉬는 기간임에도 여전히 모두 출근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5일 미국을 방문, 해외 현장경영을 진행 중이다. 정 회장의 이번 미국 방문은 올해 유럽, 중국에 이은 세 번째 해외 현장경영이다.

앞서 지난 4일부터 현대차와 기아차 등 완성차 공장은 단체휴가에 들어갔지만 정 회장이 미국 출장길에 오르자 경영진 전원이 휴가를 반납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자택에서 실적이 크게 개선된 스마트폰 ‘G3’ 등의 하반기 시장 선도 경영 구상을 하고 있는 전해졌다. 포스코 권오준 회장과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도 휴가 대신 본사와 현장 방문하면서 현안을 챙기고 있다.

우울한 휴가 기간을 보내고 있는 그룹의 회장들도 있다.

한화그룹은 사회봉사 명령을 이행 중인 김승연 회장의 부재로 인해 CEO 대부분이 휴가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역시 재판 일정을 고려해 휴가를 낼 수 없는 상황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구속으로 SK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비상경영체제로 휴가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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