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쇼핑·건설·금융
신동주, 호텔·식음료
승계 구도는 
오리무중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계속되는 롯데 일가의 형제간 지분율 경쟁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제과 지분을 꾸준하게 매입하자 이를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건강악화설이 나오는가 하면 두 아들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후계구도에 따른 계열분리설 등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주 부회장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3차례에 거처 롯데제과 지분 492주(0.03%)를 장내 매수했다. 한달 새 1000주에 육박하는 주식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분율도 3.89%에서 3.92%로 높아졌고,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격차도 1.42%로 좁혀진 상태다.

신 부회장이 추가로 롯데제과의 지분을 매입한 것을 두고 그룹 측에서는 “일상적인 지분 매입일 뿐 의미는 없다”고 일축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후계 경영구도 선점을 염두에 뒀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롯데제과가 롯데그룹의 모태라는 상징성을 지닌 만큼 신 부회장이 롯데그룹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행보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먼저 롯데제과 주식을 매입한 쪽은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6월 롯데제과 주식 6500주를 매입하고 지분율을 기존 4.88%에서 5.34%로 늘렸다. 이에 신 부회장도 지난해 8월부터 롯데제과의 지분을 거의 매달 꾸준히 매입하며 신 회장과의 격차를 현재 1.42%까지 좁힌 것이다.

또한 신 회장과 신 부회장은 한국 롯데그룹 내 지주사 격인 롯데쇼핑 지분율을 각각 14.59%, 14.58%로 보유하고 있는 등 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대부분 팽팽한 상황이다.

최근 롯데 계열사 간 지분 거래 움직임도 그룹의 계열분리를 위한 사전 포석이란 관측도 나온다. 롯데그룹은 순환출자구조를 단순화한다는 명목으로 대대적인 계열사들 지분 정리를 단행했다.

롯데그룹은 그룹사 가운데 가장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알미늄-롯데제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의 고리 수만 51개에 달한다.

롯데그룹이 밝힌 바대로 순환출자를 해소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그 면면을 보면 두 형제의 영역을 명확히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일각에선 신 회장이 쇼핑과 석유화학, 건설, 금융 부문을, 신 부회장이 호텔과 식음료 계열사 등을 맡는 방식의 계열분리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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