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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원화강세 직격
악재 산적… 하반기 ‘흐림’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원화 강세에 따른 공포가 현실로 나타났다. 자동차와 정유, IT 등 수출 비중이 큰 기업들이 경기침체와 환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으며 전년 동기 대비 2분기 실적이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특히 완성차 업체인 기아차는 환율 하락 때문에 2분기 실적은 ‘어닝 쇼크’ 수준이다. 기아차는 2분기 매출액 12조 545억 원, 영업이익 769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1조 1263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올 2분기에 7697억 원으로 무려 31.7%나 줄어들었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완성차업체들이 올해 자동차를 더 많이 팔았음에도 환율 하락이란 변수에 직면하며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된 것이다. 2분기 때 부진한 성적표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실적 악화의 폭은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컸다.

게다가 기아차는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 하락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실적 악화에 이중으로 시달리는 모양새다. 이 같은 영업이익 감소율은 환율 충격이 강타한 2012년 4분기(51.1%), 2013년 1분기(35.1%)에 이어 기아차 역사상 3번째로 가파른 폭이다.

현대차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2조 872억 원으로 겨우 2조 원대를 턱걸이했다. 작년 2분기에 비해 13.3%나 급락했다. 올 상반기 판매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2010년 이후 최대 영업이익 하락 폭을 기록했다. 

쌍용차도 2분기 29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반기 전망 역시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원화 강세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글로벌 업체 간 경쟁 심화, 신흥시장 경기 침체, 국내에서는 소비심리 위축과 수입차 공세 등 국내외 경영환경을 둘러싼 악재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도 정제마진 악화 및 원화 강세 등의 이유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정유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503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석유사업은 무려 2149억 원의 적자를 봤다.

국내 4대 정유사 중 하나인 에쓰오일도 계속되는 정제마진 악화와 원화 강세로 인해 2분기 549억 원 손실을 보며 적자전환했다. 정유 부문은 1534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5분기 연속 적자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2분기에 지난해 동기 대비 24.5% 감소한 잠정영업이익 7조 2000억 원을 내며 ‘어닝 쇼크’를 빠졌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인력 재배치를 통해 본사 조직을 줄이고 현장 인력을 강화하는 전략과 동시에 임원들의 출장비를 줄여 비용 감소에 나서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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