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법스님, 한국종교연합 평화포럼서 주장

[천지일보=이길상 객원기자] “전쟁을 일으키는 종교는 종교가 아니다. 종교라는 이름은 없으나 평화가 있다면 그것이 종교입니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인 도법스님이 한국종교연합(상임대표 박남수)이 최근 ‘종교와 생명’이라는 주제로 열린 2014 평화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도법스님은 종교로 빚어지는 분쟁과 갈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종교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사회의 총체적인 문제가 폭발한 것이 세월호 사건이라고 진단하며 종교계의 역할과 생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스님은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 달라지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역사에 얽혀 있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며 “대통령과 정부, 국회가 그 역할을 하지 못 한다면 종교인이 해야 한다. 그런데 종교인이 그 역할을 못 한다면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로 국민이 냈던 거룩한 마음을 길이길이 잊지 않고, 그 마음이 일상적인 우리 사회의 문화가 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바람직한 종교로 자리매김하는 길”이라며 “정치인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종교가 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종교가 그 역할을 못 한다면 종교임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덧붙여 “세월호 희생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온 국민이 천일기도를, 대중적인 각성과 사고의 전환을 위해 천일순례를 하자”며 “나아가 지도력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세월호사건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담론을 생산하는 이야기광장인 야단법석을 지속해서 전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앞서 한국종교연합 박남수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세월호 참사가 애초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생명 존중의 세상을 구현하는 일에 가장 앞장서야 할 종교인들이 자기 사명을 다 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수많은 사람이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맹세하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잊지 않을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과 그에 대한 답을 내놓을 곳은 종교이고 종교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화포럼의 사회는 이찬수 교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연구교수)가, 토론에는 김대식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 강사와 정정숙 천도교중앙총부 교화관장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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