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한 경찰청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수사와 관련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與 “수사공조 제대로 안돼… 원칙 안 지켜”
野 ‘지휘 책임’ 이성한 경찰청장 사퇴 요구
“검찰총장, 청와대 비서실장도 책임 져야”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24일 전체회의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 발견 과정에서 드러난 경찰의 미흡한 초동 대처와 수사 허점 등을 집중 질타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유 전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된 지 40여 일이 지나서야 신원 확인이 이뤄진 점, 검ㆍ경 공조체계 문제, 수사 과정의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야당 의원들은 특히 이성한 경찰청장의 거취 표명과 함께 사퇴를 요구했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세월호 사고 자체가 적폐의 집합이라고 했는데, 이번 유병언 신원 확인 관련해서는 부실을 넘어 무능, 무개념, 비협조, 칸막이의 총 집합체라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검ㆍ경의 공조체계와 수사 과정의 미흡을 지적하며 “일련의 과정을 보면 수사공조가 제대로 안 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며 “인터넷에서 유 씨의 변사체 사진이 떠돌며 유언비어가 퍼지고 있다. 모든 공권력이 땅에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철우 의원도 “세월호 참사가 법과 원칙, 질서를 지키지 않은 데서 비롯됐는데 이번 수사에서도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며 “앞으로 검ㆍ경이 확실히 공조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당 의원들은 대체로 검ㆍ경 공조체계와 수사 과정에서의 허점 등을 추궁하면서 후속 수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구체적인 책임 소지와 관련한 언급은 삼갔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시작부터 이 청장의 거취 표명을 요구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정청래 의원은 이 청장의 현안보고 직후 “국민께 엎드려 사죄할 줄 알았는데, 수사국장에게 보고시키겠다는 등 경찰청장으로서 국민의 격양된 분노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태도”라며 “국민께 정중히 사과 드리고 본인의 거취와 관련해서도 계속 직을 유지할지, 책임지고 물러날 것인지 분명하게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강창일 의원도 “현안보고에 자기변명뿐이다. 청장은 전혀 이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당장 사표 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 의원도 “이 청장의 무능함과 안일함, 현장의 지휘체계가 제대로 안 됨으로써 전 국민이 제2, 제3의 피해를 받고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주승용 의원은 “순천서장, 전남청장 등은 모두 직위해제 했는데 왜 경찰청장이나 검찰총장은 직위해제가 안 되느냐”고 추궁했고, 노웅래 의원은 “경찰청장 혼자 책임지면 절대 안 된다”며 “경찰청장, 검찰총장,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빗발치는 야당의 사퇴 요구에 이 청장은 “이런 모든 일에 책임을 지고 더욱 분발해서 열심히 하겠다”며 거취 문제의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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