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휘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북한은 지난 2월 27일부터 7월 13일까지 스커드나 노동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총 12발을 수시로 발사해 우리와 주변국을 겁박하는 군사적 도발을 저질렀다.

특히 지난 13일 발사한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 유엔은 17일 북한의 잇단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6월말과 7월초 사이 3차례에 걸친 북한의 스커드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4개 결의(제1718, 1874, 2087, 2094호)를 위반한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무시하는 도발행위는 결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무관심하게 좌시할 수도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대남 위협도발을 하면서도 9월에 개최되는 아시안게임과 관련해서는 선수단과 응원단 대거 파견을 공언하는 등 이제 먹히지도 않는 화전양면(和戰兩面)의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20일 신임 국방장관은 KBS의 시사 프로그램 ‘일요진단’에 출연해 “북한이 도발하면 우리 군이 수차례 경고했듯이 도발원점, 지원세력, 지휘세력까지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체제 생존까지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발언은 대북 경고성 발언으로는 지난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의 ‘북한소멸론’ 발언수준의 강경한 의미를 담고 있다. 국가안보의 책임자인 국방장관으로서 국민적 사기와 대북 심리전차원에서 나아가 한반도 전쟁억제관리차원에서 발언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그러한 발언이 국가안보전략이나 한미동맹전략 그리고 대북 전쟁억제전략 등을 고려한 것인가에 유의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국방장관의 발언내용은 우리군의 대북 응징능력에 대한 의문으로 다가올 수 있다. 과연 북한의 도발에 대해 북한의 생존을 좌우할 정도의 무력공세를 할 수 있다는 것인가?

일국의 국력이라는 것이 병력과 무기만으로 평가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은 상식이라지만 그래도 군사력은 단기전에서는 치명적인 효력을 갖는다. 그래서 한미동맹이 중요한 것이다. 올해 우리의 대북전략이 ‘능동적 억제, 공세적 방위’ 개념으로 수정된 측면에서 억제전략으로 초점을 맞추어 무력충돌없이 북한의 도발을 관리하는 지혜로운 분단위기관리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전쟁의 목적과 목표는 전쟁수행에 관한 의사결정의 최종적인 기준이다. 단순도발에 대한 과잉대응은 국가의 제반 노력을 효과적으로 통합하기 어렵고, 군사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해 군사작전의 범위를 설정할 수 없다면 결과적으로 상호 수습이 불가한 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능동적 억제전략차원에서 국지도발에 대한 과잉대응은 자제하되 교전규칙에 의한 응징으로 위기를 관리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국방장관의 설전(舌戰)은 불필요하지 않을까?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