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건 신부 생가터인 솔뫼성지. ⓒ천지일보(뉴스천지)

88서울올림픽 ‘굴렁쇠 소년’ 등 지원자 다양
‘솔뫼성지’ 국가문화재 관리… 성지순례길 각광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천주교계와 관련 지자체 등이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천주교는 교황 방한 행사에 함께할 자원봉사자 4400여 명을 선발했다. 또 성지순례길 정비와 관련 앱 개발을 통해 방문객의 편의를 돕는다.

문화재청은 한국인 최초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 ‘솔뫼성지’를 사적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충남 당진시는 솔뫼성지와 이 지역의 천주교 성지를 연결하는 ‘버그내 순례길’이 교황 방문을 계기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교황 방한 행사를 위한 자원봉사자 4400여 명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교구별 자원봉사자 수는 시복미사가 열리는 서울대교구가 3600여 명, 아시아 청년대회가 열리는 대전교구가 450명, 음성 꽃동네 방문이 예정된 청주교구가 350여 명이다.

자원봉사자 중에는 88서울올림픽 개막식 때 ‘굴렁쇠 소년’으로 활약했던 배우 윤태웅(31) 씨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윤 씨는 8월 16일 광화문에서 열리는 순교자 124위 시복식에서 봉사자 소그룹을 이끄는 청년리더 역할을 맡는다.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 부사관으로 근무 중인 현역 군인 변무근(24) 씨도 8월 15∼16일 연휴를 이용해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로 했다.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가하는 대전교구 청년 전원은 자원봉사자로 함께한다. 최연장자인 간호사 오명옥(52) 씨도 자원봉사자로서 대회에 참가한 청년들의 건강을 돌봐줄 예정이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 봉사자분과위원장 김연범 신부는 “자원봉사 모집에 분야별로 많게는 정원의 3배가 몰리는 등 신자들의 관심이 매우 뜨거웠다”고 전했다.

자원봉사자들은 행사장 곳곳에서 행사 진행, 통역, 안내데스크, 환경미화 등을 맡게 된다.

◆솔뫼성지, 국가문화재 반열 오른다

충남도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할 ‘당진 솔뫼마을 김대건 신부 유적’이 사적으로 지정돼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21일 밝혔다.

당진시 우강면 송산리에 위치한 솔뫼성지는 한국인 최초 천주교 사제인 김대건(1821∼1846) 신부가 태어난 곳이다. 문화재청은 도가 지난 4월 국가문화재 지정을 신청한 이곳을 사적으로 지정키로 했다.

김대건 신부 생가터인 솔뫼성지는 ‘소나무가 우거져 있는 산’이란 뜻으로, 그동안 도가 ‘충남도 기념물 제146호’로 보존·관리해왔다.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인 김진후, 작은 할아버지 김종한, 아버지 김제준 등 4대에 걸친 순교자가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문화재청은 22일자 관보에 지정예고를 실시한 후 앞으로 30일 동안 의견을 듣고 사적분과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거쳐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당진 솔뫼성지는 성인의 신앙과 삶의 지표가 싹튼 장소로 한국 천주교회의 모태라고 불리며 매년 수십만 명의 순례자 등이 찾고 있다”며 “특히 오는 8월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하며 국제적인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문화재청, 당진시 등과 함께 역사문화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15일 솔뫼성지에서 열리는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당진시는 교황 방문을 맞아 이 지역의 천주교 성지를 연결하는 ‘버그내 순례길’이 새롭게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인 ‘솔뫼성지’와 조선 천주교의 역사를 정리한 조선교구 5대교구장 다블뤼 안토니오 주교가 머물렀던 ‘신리성지’, 합덕지역 천주교 교우촌 본거지인 ‘합덕성당’ 등 한국천주교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이들 성지를 하나로 이어주는 ‘버그내 순례길’이 가톨릭 신자들의 순례코스를 넘어 지역 문화관광자원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솔뫼성지에서 시작해 신리성지까지 총 13.3㎞의 도보길로 조성된 버그내 순례길은 당진시가 2012년부터 15억 원을 들여 순례객을 위한 정비를 추진해 보행도로와 이정표, 편의시설 등이 설치돼 있다.

▲ ‘조선의 카타콤바’로 불리는 신리성지는 신앙교우촌을 형성했던 곳으로, 다블뤼 주교가 기거했던 곳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 앱 배포

서울대교구는 서울 안에 있는 성지들을 방문할 수 있게 돕는 성지순례길 안내 앱을 제작‧배포했다.

성지순례길 조성위원회 위원장 조규만 총대리주교는 “교황 방한을 기념해 서울대교구 성지들을 순례할 수 있는 성지순례길 앱을 무료로 배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서울 안에 있는 성지들은 3개의 성지순례길을 통해 모두 방문할 수 있다. 앱을 설치한 후 성지순례길을 걷다보면 도착한 성지에 대한 알림과 함께 그 성지의 정보를 볼 수 있도록 제작했다.

서울대교구는 “경로찾기 기능을 이용해 현재 위치에서 방문할 성지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성지순례를 하는 신자들에게 성지를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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