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 간 과열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위원이 불시점검을 실시한 결과 과도한 경품을 제시하면서 불법 회원모집에 나서는 모습이 적발돼 제2의 금융대란에 대한 걱정이 퍼져 나가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들 반응은 연체율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는 반응이다. 미국에서는 현재 신용카드 부실문제가 금융시장 시한폭탄으로 인식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돼 카드대란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하나같이 긍정적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라는 의문이 든다. 카드사들이 말한 것처럼 올 상반기 연체율은 3.10%를 기록해 지난 2003년 카드대란 때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금융시장뿐 아니라 고용시장에서도 카드대란 요소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시중금리가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서민이 부담해야 할 이자가 커지고 있다. 이는 가계 부채상환능력을 떨어뜨리고 또한 카드 부실로 이어질 수 있어 제2의 카드대란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또한 고용시장을 보면 지난 8월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천 명이 증가했으나 실업자는 14만 1천 명이 늘었다. 특히 청년층(20~30대) 취업률은 19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구직난이 해를 거듭할수록 심해지고 있다.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도 1년 새 28% 늘었다.

고용시장이 불안해지면 카드사는 ‘연체’라는 큰 위험을 안아야 한다. 카드사가 이런 위험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단순히 카드사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 카드발급 경쟁을 하는 것이라면 그 생각을 바꿔야 한다. 카드사들은 지난 2003년 카드대란을 거울과 경계를 삼고 무엇이 고객과 회사를 위한 길인지를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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