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도: 민란의 시대’의 백정 돌무치에서 의적단 도치로 활약하는 하정우. (사진제공: 쇼박스)

서양 웨스턴과 동양 무협이 이뤄낸 액션활극
조선시대 최하위계층 하정우와 로열패밀리 강동원의 대결
각 캐릭터 플래시백 소개로만 초중반 흘러
민초의 삶보다 액션 치중에 스토리 상 ‘한 방’ 없어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윤종빈 감독이 돌아왔다. 서양의 웨스턴과 동양의 무협을 합쳐 탄생시킨 액션활극 ‘군도: 민란의 시대’.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통해 한국 느와르 영화의 한 획을 그었던 윤종빈 감독이 이번에는 하정우와 강동원을 필두로 조선말기 의적단의 내용을 들고 왔다.

잦은 자연재해와 기근, 관의 횡포가 겹쳐 백성들의 삶이 날로 피폐해져가는 사이 나주 대부호의 서자로 조선 최고의 무관 출신인 조윤(강동원 분)은 극악한 수법으로 양민을 수탈하면서 삼남지방 최고의 대부호로 성장한다.

이에 반해 소나 돼지를 잡아 근근이 살아가던 천한 백정 돌무치(하정우 분)는 죽어도 잊지 못할 끔찍한 일을 당한 뒤 의적단 군도에 합류하면서 지리산 추설의 신 거성 도치로 거듭나는데.

망할 세상을 뒤집기 위해 백성이 주인인 새 세상을 향해 도치를 필두로 한 군도는 백성의 적 조윤과 한 판 승부를 펼치게 된다.

이번 영화는 억압에 맞서 민초들을 대표하는 의적단 군도와 관과 탐관오리들의 대결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윤 감독은 이러한 대결구조를 액션활극으로 소화시키는데 주력했다.

이에 서부극에서 볼 법한 서양의 웨스턴과 활과 칼을 들고 액션을 선보이는 동양의 무협이 조화를 이룬 ‘조선 웨스턴’을 탄생시켰다.

여기에 관객을 움직이는 배우 하정우와 관객이 기다려온 배우 강동원의 대립각은 액션활극의 쾌감을 선사한다.

▲ ‘군도: 민란의 시대’에서 얼자 출신으로 아비에게 인정받지 못한 서러움과 슬픔을 안고 살아 온 조윤 역의 강동원. (사진제공: 쇼박스)

무엇보다 4년 만에 영화로 돌아온 강동원의 연기는 어느 때보다 서늘하고 슬픔을 가득 머금고 선이 아름다운 액션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반대로 순박하고 투박하지만 익살스러운 백정 돌무치를 연기하는 하정우 역시 그동안 보여줬던 상남자에서 벗어나 좀 더 편안하고 자유로운 연기를 펼쳐 등장인물 중 가장 ‘웨스턴’스럽다고 볼 수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10인의 캐릭터 모두 개성이 뚜렷해 저마다의 색을 잘 표현한다.

‘군도: 민란의 시대’ 제작사는 오프닝 크레딧이 배우들의 이름으로 빼곡하다고 홍보했다.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니 오프닝 크레딧에 배우들 이름이 많이 나열될 수밖에 없다. 배우 이름이 나온다는 것은 캐릭터에 대한 간략적인 소개도 함께 나열되는 것.

영화 초반 전문 성우의 목소리와 함께 10인의 캐릭터 소개가 플래시백으로 나열되는데 영화의 초중반을 이것으로 잡아먹는다.

▲ ‘군도: 민란의 시대’. 탐관오리들의 횡포에 날로 처절한 삶을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 (사진제공: 쇼박스)

성우의 내레이션과 캐릭터마다의 사연을 소개하는 플래시백은 마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빌(Kill Bill, 2003)’의 포맷을 연상시키기도.

또 각 배우들의 캐릭터가 강한 오락영화이다 보니 캐릭터 중심의 내용을 뺀 다면 다소 밋밋한 스토리다.

더불어 제목에서 짚고자 한 ‘민란’은 영화 후반에서야 엿볼 수 있어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시원한 한 방이 아쉽다.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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