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외국인 명예부시장 이해응 씨 인터뷰

2050년 한국사회 외국인
中 소수민족보다 많아져
인적·에너지 자원 될 것

▲ 서울시 외국인 분야 명예부시장 이해응 씨가 서울지도를 가리키며 활짝 웃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국제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달 넘게 머무르기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입국자는 전년보다 23% 늘어난 36만 9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50년이 되면 국내 인구 10명 중 1명은 외국인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서울시 외국인 분야 명예부시장으로 위촉된 이해응(40, 여, 중국동포) 씨를 만나 그가 꿈꾸는 다문화도시, 나아가 다문화사회란 무엇인지 들어봤다.

- 서울에서 14년째 살고 있다. 한국에 온 계기와 하는 일은.
한국에는 이화여자대학교 교환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오게 됐다. 고향은 중국 길림성 지안시다. 서울은 한국과 중국을 통틀어 내가 가장 오래 머물고 있는 곳이다.

본격적으로 유학생활을 결심한 것은 이대 한국여성연구원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일하던 중 여성학 강의를 청강하고 나서부터다. 기존에는 한국이 많이 발전했지만 굉장히 가부장적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여성학 강의를 들으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진보적이고 의식이 깨어있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NGO 단체가 정부에 제안도 하고 굉장히 적극적이어서 놀랐다.

현재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여성학 강의를 하고 있다. 또 이주여성자조모임인 생각나무BB센터와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작년 8월에는 박사학위도 땄다. 이제 서울시 외국인 분야 명예부시장이 됐으니 결혼이주여성과 동포뿐 아니라 좀 더 넓은 영역에서 다양한 이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시에 전달할 수 있게 관련 단체나 사람을 적어도 한 번씩 만나볼 계획이다.

▲ 서울시 외국인 분야 명예부시장 이해응 씨 ⓒ천지일보(뉴스천지)

― 다문화사회로서 한국은 어떠한가.
한국은 2006년부터 정부 주도의 다문화사회에 진입했다. 그러면서 많은 정책을 펼쳤고 그러한 노력으로 인해 현재 많은 이주민이 사회에 나올 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러한 정책이 결혼이주여성에 초점이 맞춰져 외국인 노동자, 난민, 동포 등 다른 이주민은 소외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동포의 위치가 굉장히 애매할 때가 많았다.

현재 동포는 서울에만 25만 명이 살고 있다. 서울 거주 외국인의 약 57%에 달한다. 그러나 다문화라는 개념이 점점 잡혀가고 있는 것 같아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서울시도 지난해부터 다양한 외국인 주민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은 월드컵 응원 열기,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 등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국민의 단합심을 보여줬다. 여기에 다문화감수성이 더해지면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면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다문화사회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서울시 외국인 분야 명예부시장 이해응 씨가 타요버스 모형 앞에서 열심히 달리겠다는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서울시 명예부시장이 됐다.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가장 크게 생각하는 문제는 체류권과 문화적 감수성이다. 이 중에서 다문화 사회에 대한 문화적 감수성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내가 명예부시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다문화’라는 말은 더 이상 낯설지 않지만 아직 깨지 못한 통념이 있다. 이주민을 도와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하거나 범죄 집단 등으로 생각하는 것 등이 그 예다.

이주민도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고 활동해야 한다. 이러한 부분은 서로 소통하면 해결된다. 결과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많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최근 활발하게 되고 있는 마을 공동체를 이주민과 한국인 간에 교류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교류의 장은 부담이 없어야 하며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다문화사회로 진입한 만큼 서로에 대해 알고 싶어도 알 기회가 없었던 이들뿐 아니라 관심이 없거나 알고 싶지 않았던 이들도 서로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듣다 보면 생각도 바뀌게 된다.

― 마지막으로 바라는 점은.
2050년이 되면 한국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0%가 된다고 한다. 중국 55개 소수민족(8.4%)보다 많다고 하면 실감이 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이는 한국에 굉장한 에너지, 인적 자원이 될 수 있다. 나 또한 그러한 서울, 한국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발로 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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