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국민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 언론은 국민의 대변지가, 계몽지가 되어야 한다. 국민에게 몰인정한 언론이 되어서도 안 된다. 언론은 사회의 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소금과 같은 존재이어야 한다. 정의와 진실과 신뢰가 형성되어 가는 사회로 변모시켜가야 할 절대적인 책임을 가진 기관이어야 한다.

이상은 많은 국민들이 언론에 기대하는 내용들이다.

지난해 광우병 관련 왜곡보도로 온 나라를 극한대립과 소모전으로 몰고 갔던 MBC PD수첩. 서울고등법원은 12일 MBC PD수첩이 2007년 5월 8일 ‘신천지의 수상한 비밀’이란 제목으로 방영한 내용 중 8개 항목에 대해 정정 및 반론 보도하도록 임의 조정안을 결정했다. PD수첩은 광우병 회오리에 이어 또 하나의 왜곡 편파보도의 사례를 남겼다.

언론은 무책임한 보도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게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타 언론은 해당언론의 왜곡 보도를 묵과해서도 안된다. 같은 언론으로서 허물을 드러낼 수 없다는 논리로 덮어 버린다는 것은 나도 언젠가는 편파와 왜곡된 보도를 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언론마저 그러한 관행과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또 언론에서 정의를 기대하지 못한다면 이 나라의 장래 또한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고의가 아니라 할지라도 잘못된 보도로 인해 피해자가 발생했다면 마땅히 언론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명백한 고의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여러 군데서 포착되고 있다. 임의 조정안이 결정됨으로 정정 및 반론보도는 보도되었다고 하나 언론을 넘어 권력이 된 방송이 공기능을 수행할 자질과 자격이 과연 있는가 하는 의구심을 여전히 남기고 있다.

확인된 바 이 방영은 많은 증거물들이 뒷받침하고 있듯이 신천지교회와 대적관계에 있는 일부 인사들과 당시 방송국 측 핵심 인사들과 교류로 비롯되었다는 의구심을 받고 있다는 점, 취재 시 PD들의 취재 내용을 신천지 측에서도 영상으로 담아 놨으나 방영 시 취재 내용을 왜곡 편집한 내용을 내보냈다는 점 등은 애초부터 의도성이 있는 기획적 프로그램이었음이 증명되는 셈이다.

여기서 MBC PD수첩이란 프로그램을 잠시 짚어 보자.

예외가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필자가 아는 상식으로는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도 PD들이 취재하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안다. 언론의 보도라 함은 취재기자들의 취재에 의해 보도를 하게 된다. 따라서 취재는 취재기자가 함이 마땅할 것이다. 프로듀서(PD)는 제작과 진행자로서의 역할을 하면 될 것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문제 발생의 원인을 발견할 수 있다. 즉, 제작과 진행을 담당할 PD들이 취재를 한다는 것은 이미 프로그램의 방향과 목적을 정하고 그 방향대로 취재 내용을 왜곡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결과 언론의 치명적인 오류를 발생시켜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시청자 확보에만 급급해 언론의 역할을 망각한 저급하고 치졸한 언론이 되고 만다.

결국은 갈등을 심화시켜 공익을 해치고 국익에도 막대한 손실을 끼치게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그렇다면 왜 ‘PD수첩’이 출현했을까. 그것은 군사정권 출현 시 군사정권의 당위성과 선전과 선동의 목적을 실현시키기 위해 생겨난 언론의 구조상 맞지도 않는 언론에게 남겨진 유치한 유물임을 알아야 한다. 한마디로 취재는 취재기자의 몫이며 프로듀서는 제작을 담당하는 언론의 기본적인 기능조차 왜곡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언론은 이 사회에 만연된 편견을 버리고 냉정하게 언론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이 사회를 살리느냐 죽이느냐 하는 문제의 키가 바로 우리 언론과 언론인의 의식에 달려 있기에 하는 말이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목숨을 잃게 된다는 속담이 이번 사건과 함께 우리에게 교훈으로 남을 것이다.

세계가 주목하고 세계를 리드해 가야 할 시대적 숙명 앞에 서 있다. 잘못된 관념은 이제 버릴 때가 온 것이다.

때마침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당시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에 가려졌으나 오늘에 와보니 그보다 앞선 민족을 넘어 세계의 선구자로서의 면모를 이미 갖추었던 의사의 평화사상, 단순히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인물에 끝나는 게 아니라 그 분이 남긴 정신, 먼저 조국을 사랑했고 일본과 그 국민을 저주한 게 아니라 동양의 평화를 저해했기에 막았을 뿐이었다.

세계 평화를 향한 의사의 사상이 오늘에 와서 후손인 우리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더 존경받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의 건국이념이기도 한 홍익인간과도 무관하지 않은 그분의 고귀한 정신을 깊이 그려보며 모두가 바라고 원하는 사회 그리고 초일류국가로서의 국민의식을 창조해 가는 데 우리 언론이 힘과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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