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로 대표 취임 100일을 맞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공동대표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 3월 2일 새정치 성향의 정당 창당 과정에서 전격적으로 민주당과의 통합을 선언하고, 3월 26일 새로운 정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대표직에 김한길 대표와 함께 올랐다. 그 이후 6.4지방선거를 이끌었고, 지금까지 제1야당 대표를 지내오면서 여당이나 같은 당 반대세력으로부터 정치적 궁지에 내몰리기도 했다.

6.4지방선거에 이어 7.30공천과정에서 자기계보로 분류된 정치인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비난받기도 한 안철수 공동대표가 정치리더로서 시험대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며칠 전 그의 작심 발언은 비장하다. “저와 인연이 있는 사람이 최적의 후보일 때는 ‘자기 사람 챙기기’라고 하고, 저와 인연이 있는 사람이 선정되지 않으면 ‘자기 사람도 못 챙긴다’고 합니다. 그런 잣대로 비판한다면 하느님인들 비판받지 않을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는 말은 반향(反響)을 일으킨다.

민초들도 정치 색깔이 강할진대, 정치판에서 닳은 사람들이야 정치적 신념과 주장이 오죽 강하랴! 아무리 정당 대표나 지도부라 하더라도 백양백색(百樣百色)의 행태를 띄고 있는 정치인들의 생각을 한데 모아 같은 목소리를 내기란 여간 어렵지가 않다. 그런 정치적 특성과 여건 속에서 국민마저 정치를 불신하고 있는 마당에 국민 마음속에 ‘이것이다’ 싶은 생각을 갖도록 하는 ‘새로운 정치’의 전환은 가시밭길을 걷듯 험난하고 그 이룸이 요원한 일로 보인다.

제1야당 대표가 해야 할 일 중 가장 우선 가치는 당력을 집중해 위민 정책을 펴고 국민마음을 얻어 다음 정권을 담당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대통령이나 여당 고위지도층보다 편한 생각을 가지거나 권위주의에 빠져서는 안 되고, 변명이 많아서도 더욱 안 될 것이다. 낮은 자세로 인내하고 국민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국민 마음을 얻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안 대표는 아직도 부족하고 혹자들의 평에서 신뢰도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거울삼아 그가 표방하는 ‘새 정치’의 성공을 위해 자신을 불쏘시개로 쓰는 일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죽기를 각오하면 반드시 살아난다’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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