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논단] ‘남남북녀응원단’은 안 되겠습니까
[통일논단] ‘남남북녀응원단’은 안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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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12년 만에 다시 인천에 북한 미녀들이 몰려오게 된다. 처음 100여 명 선이 거론되더니 그보다 훨씬 많은 미녀들이 온다고 하면서 벌써 한국 남성들의 가슴은 세차게 두근거리고 있다. 17일 판문점에서 남북 실무접촉이 이루어지면 미녀응원단의 실체는 윤곽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왜 하필 북한 미녀들만의 활무대가 돼야 한단 말인가? 여기 한국에는 무수한 미남들이 쭈욱 깔려있다. 남남북녀라 하는 말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파격적인 ‘남남북녀응원단’을 제안하고자 한다.

한반도는 지구상 가장 오래된, 에릭 홉스봄이 말하는 ‘단일종족=단일 정치단위, 즉 역사적 국가(historical states)’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분단은 남과 북의 민족적 공동체를 둘로 쪼개고 ‘적대적 공생, 또는 공생적 적대(symbiotic antagonism)’의 관계를 확대재생산해 왔다. 한반도의 분단구조는 남과 북 양쪽의 권력형성 속에서 민족의 역사를 굴절시키며 왜곡시켜왔다. 뿐만 아니라 거기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욕망을 비틀어놓는다.

북한 미녀들 역시 마찬가지다. 북한의 미녀들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외모는 고상할지언정 내면은 사상적 무장의 강제로 심히 경직되어 있다. 북한은 ‘남남북녀’라는 우리 옛말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매번 대형 남한 스포츠 행사에 응원단을 파견할 때마다 미녀들을 엄선해 내려 보냈다. 세 차례 미녀 응원단이 남한에 왔을 때 빼어난 미모와 조직적이고 독특한 응원 방식 및 구호 등으로 항상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실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는 조명애가 미녀 신드롬을 일으켰고 급기야 이효리와 휴대전화 광고를 찍기도 했다.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때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부인이 된 이설주가 응원단 일원으로 남한 땅을 밟았다. 통일부와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미녀 응원단은 북한 상위 1%의 서구형 미인 중에 선발된다. 선발 과정은 우리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까다롭다.

북한은 대남 사업을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와 우리의 국가정보원 격인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경찰)가 파견 6개월 전 응원단으로 내려가는 여성들을 뽑는다. 선발 기준을 살펴보면 일단 외모의 경우 제일 중요한 것은 키다. 1m 65㎝ 이상의 신장이 돼야 첫 관문을 통과한다. 이후 얼굴형이다. 얼굴형은 동그란 북한형 미인보다 달걀형에 세련된 스타일의 남한형이어야 한다. 외모가 된다고 해서 모두 응원단에 선발되는 것도 아니다. 북한은 외모만큼 출신 성분과 사상을 중요시한다. 출신 성분의 경우 월북 가족은 곧바로 제외된다.
또 중국에 친인척이 있는 여성도 응원단에 들어갈 수 없다. 평상시의 당에 대한 충실성도 보위부 등이 유심히 보는 대목이다. 김씨 일가의 혁명 사적관, 전적관 등에 얼마나 자주 갔는지 이곳에서 얼마나 봉사활동을 했는지 등이 체크된다. 응원단의 모체는 인민보안부 여성 취주악단이며 주위에 포함되는 여성은 17∼24세로 대부분 김일성종합대나 예술대 학생이다. 금성학원과 같은 예술계 영재학교 출신 학생과 평양음악무용대학, 조선국립민속예술단원도 일부 포함된다. 이설주는 인천육상선수권대회 때 남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성학원 소속 17세로 자신을 소개하고, 국가 예술극단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꿈을 밝힌 바 있다.

북한에 대표미녀들이 있다면 여기 한국에는 미남들이 득실거린다. 그렇다고 우리 여성들이 북한 미녀들에 기우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전반적으로 평가하자면 여기 남한에 더 미녀들이 많다. 북한의 피폐한 사회주의 경제는 수많은 북녀들을 황폐화시켰다. 우리는 이번에 북한의 미녀응원단 제안을 일방적으로 수용할 대신 우리 요구를 분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번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남남북녀응원단’을 제안하여 남과 북의 미남 미녀들이 한자리에서 응원을 펼치도록 만들 것을 말이다. ‘남남북녀응원단’이 불러올 아름다운 파장은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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