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삼양식품)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국내에서 라면을 처음 만든 삼양식품의 창업주 전중윤 명예회장이 지난 10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고인은 강원도 철원 출신으로, 1961년 삼양식품을 창업했다. 국내 식량 자급이 시급하다는 생각에서였다.

당시 주무부처인 상공부를 설득해 5만 달러를 지원받았고, 일본으로 건너가 기계를 도입하고 기술지원 약속도 받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1963년 9월 국내 최초 라면인 삼양라면이 탄생했다. 당시 가격은 10원.

이후 고 전 회장은 70년대 초에 ‘대관령목장’을 개척했다. 쇠고기로 라면 스프를 만들고, 우유 및 유제품을 생산하며 국민 식생활에 변화를 가져왔다.

1969년에는 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라면을 수출했으며, 이를 시작으로 세계 60여 개국에 삼양라면을 수출해 우리 라면의 세계화를 시작한 인물로 기록된다.

시련도 겪었다. 1989년 말 ‘우지(牛脂) 파동’ 논란이 그것이다. 삼양라면에 공업용 소기름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공장이 문을 닫아야 했다.

결국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삼양식품은 IMF 위기와 경영 악화를 맞는다. 1998년에는 4개 계열사가 화의를 신청했고, 2005년 이를 벗어났다.

회사 측은 “전 명예회장의 노력으로 조기에 경영정상화를 이룬 삼양식품은 대관령목장을 관광단지로 개발하고 사업부문별 구조조정을 이루는 등 이후 내실경영에 중점을 맞춰왔다”고 전했다.

전 회장은 이건식품문화재단을 설립해 장학금을 지급하거나 학술연구비를 지원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도 펼쳤다. 지난 2010년에는 ‘국민훈장 동백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회사 경영은 장남인 전인장 회장이 맡고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이며, 발인은 14일 오전 9시다. 장지는 강원도 대관령 삼양목장 내 에코그린캠퍼스다. 02-940-3000.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