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주한 일본대사관이 11일 오후 롯데호텔에서 일본 자위대(自衛隊) 창립 60주년 행사를 개최하기로 해 논란이 된 가운데 롯데호텔 측이 이 행사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롯데호텔은 10일 “당사는 국민 정서를 반영해 11일 롯데호텔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일본대사관 특별 행사를 취소했다”면서 “해당 행사에 대한 정확한 사전 정보나 확인 없이 업무를 진행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보다 철저한 확인과 세심한 업무 진행을 통해 금번과 같은 물의를 일으키지 않도록 롯데호텔서울의 모든 임직원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애초 주한 일본대사관은 11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층 사파이어볼룸에서 자위대 창설 60주년 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었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10여 년 전부터 자위대 창설일(1954년 7월 1일)을 전후해 자위대 창립 기념행사를 매년 개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평년에는 자체 기념행사를 열고 10년 단위로 리셉션 형태의 공개행사를 개최했다.

주목되는 것은 올해 일본 대사관 측의 초청장을 받은 국내 정관계 인사들의 참석여부다. 최근 고노 담화 수정 움직임, 집단자위권 추진을 비롯한 아베 내각의 우경화 행보를 놓고 국내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행사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그런(자위대 창립) 행사가 매년 개최됐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가 주한공관 행사에 대해 언급할 필요성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노 대변인은 “초청장은 주최 측에서 판단에 따라 발송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 측) 초청을 받은 사람은 판단에 따라서 참석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초청을 받게 되면 여러 가지 사항을 검토해서 판단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올해 자위대 창립 60주년 행사에 국내 정·관계 및 경제계 인사, 주한 외국 대사관 관계자 등 500여 명에게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호텔이 행사 진행을 취소함에 따라 주한 일본대사관 측이 다른 장소에서 행사를 개최할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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