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사극 삼파전으로 한국영화계의 활력 불어넣어
신선한 스토리와 다양한 기술력으로 볼거리 제공
멀티캐스팅 의존과 역사 왜곡 논란 피할 수 없어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2014년 상반기 한국영화 점유율이 43%로 지난 2009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한국영화계의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 1~2월 ‘변호인’ ‘수상한 그녀’의 선전으로 50%대 점유율을 자랑했으나 3월 개봉영화를 기점으로 6월까지 관객수가 28%나 하락하면서 한국영화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9일 한국영화산업 결산 발표, 올 상반기 관객수 하락이 흥행작의 부제로 꼽았다. 이에 올여름 방학시즌에 맞춰 개봉하는 ‘군도: 민란의 시대’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명량’ 등 대작들의 흥행을 기대했다.

상반기 외면받았던 한국영화, 올여름 흥행에 굶주린 스크린 시장에서 사극 삼파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미리 보는 ‘군도’ ‘해적’ ‘명량’ 사극 삼파전의 관전 포인트와 현재 논란에 대해 짚어보자.

▲ ‘군도: 민란의 시대’ 포스터. 오는 23일 개봉한다. (사진제공: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신선한 스토리와 다양한 기술력으로 볼거리 제공

올여름 극장가의 한국영화 사극 삼파전의 첫 승부를 띄우는 영화는 바로 ‘군도: 민란의 시대’다.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액션 활극 ‘군도: 민란의 시대’는 ‘범죄와의 전쟁’ 윤종빈 감독이 연출, 하정우와 강동원의 만남으로 이미 큰 화제가 됐다.

양반과 탐관오리들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철종 13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힘없는 백성의 편이 돼 세상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적떼 군도와 무치(하정우 분)가 백성의 적 조윤(강동원 분)과의 한판 승부를 가르는 내용이다.

의적떼 캐릭터 각각이 다루는 다양한 무기는 영화의 볼거리를 더한다. 여기에 악역으로 군 제대 후 첫 스크린에 얼굴을 내민 강동원의 출연은 영화팬들의 관심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사극 삼파전 중 유일한 코믹 액션 어드벤처 장르다. 조선 개국을 앞두고 고래가 국새를 삼켜버리면서 벌어지는 코믹액션사극으로 김남길과 손예진이 주연을 맡았다.

조선 개국 전, 고려 말기에 등장하는 해적과 당시 살았을 거대한 고래를 표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다양한 CG작업으로 광활한 스케일을 선사하는 데 주력했다.

‘해적’의 제3의 주인공으로 볼 수 있는 영화 속 고래는 이번 영화의 숨은 흥행 주역이 될 듯.

▲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포스터. 오는 8월 6일 개봉한다.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명량’은 무엇보다 한국영화에서 최초로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것이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영화는 이순신(최민식 분)의 여러 전쟁사 중 유일하게 거북선 없이 출정해 승리를 거둔 전쟁이라는 드라마같은 스토리와 이순신의 고뇌를 깊이 있게 다뤘다.

또 해상전투극이라는 장르를 참작해 실제 배가 파도에 부딪히고 바다에 떠다니는 모션을 따기 위해 미국에서 관련 기술들을 연구해왔다.

연구한 자료들을 구현시키기 위해 실제 배를 만들어 작업하는 등 CG를 통해 볼 수 없는 생동감 있는 해상전투극을 탄생시켰다. 생생한 해상전투신을 재현하기 위한 ‘명량’의 노력은 영화에서 무려 61분간으로 담기게 됐다.

◆멀티캐스팅 의존과 역사 왜곡 논란 피할 수 없어

‘군도’ ‘해적’ ‘명량’ 세 영화 모두 멀티캐스팅으로 영화팬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스타의 대거 출연으로 다양한 캐릭터와 연기를 영화에 담아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어 썩 괜찮은 마케팅이다.

하지만 스타성을 의존해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 올해 개봉한 ‘역린’은 초호화 캐스팅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캐릭터의 분량분배와 스토리 전개의 산만함으로 혹평을 받은 바 있다.

▲ ‘명량’ 포스터. 오는 30일 개봉한다.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빅스톤 픽처스)

멀티캐스팅 의존도가 높다는 목소리에 ‘군도’ 제작사 측은 “다양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만큼 각 캐릭터의 성격이 분명하고 액션활극이라는 장르에 충실했기에 시원한 액션사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드라마는 물론 영화에서도 사극장르는 역사 왜곡 논란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사극 소재는 실화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덧붙인 ‘팩션’이 많아 왜곡 논란은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

한국 영화역사상 처음으로 명량해전을 소재로 만들어진 ‘명량’은 예고편이 공개된 후 전함 폭파 신에 대한 논란이 한 차례 일었다. 당시 기술로는 폭파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명량’ 제작사 측은 “영화를 함축시킨 예고편에는 폭파장면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게 전달돼 의문을 제기하는 것 같다”며 당시의 기술을 부풀린 것이 아닌 스토리 전개상의 맥락으로 봐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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