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정동 프란치스코 성당에서 열린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주최 토론회 ‘세월호 이후, 우리 사회는 어떻게 거듭날 것인가’에서 유가족인 전명선(세월호 가족대책위) 부위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손봉호 교수, 종교인 각성 촉구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세월호 참사에 가장 미안해야 할 사람은 종교인이다. 세월호는 우리의 잘못된 정신이 만들어낸 참사다. 이에 종교계의 책임, 특히 개신교의 책임이 크다.”

8일 정동 프란치스코 성당에서 열린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주최 토론회 ‘세월호 이후, 우리 사회는 어떻게 거듭날 것인가’에서 손봉호(서울대학교 명예, 고신대학교 석좌) 교수는 우리의 뒤떨어진 도덕 수준이 사람을 죽였다며 종교인의 각성을 촉구했다.

▲ 8일 정동 프란치스코 성당에서 열린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주최 토론회 ‘세월호 이후, 우리 사회는 어떻게 거듭날 것인가’에서 손봉호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손 교수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출발, 공공성 회복으로’라는 발표에서 “요행을 바라고, ‘설마’ 하는 모습이 너무 많다. 종교인이 앞장서 바꿔가야 할 모습인데 오히려 종교계가 이런 잘못된 관행을 더 키운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예로 들어 당시에도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지만 국민들이 “우리의 잘못”이라고 말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 사고를 들은 국민들은 다른 누구의 잘못이 아닌 자신의 잘못이라고 자책하고 “미안하다” “어른들을 용서하지 말라”고 말했음을 상기시켰다. 우리 사회의 총체적 문제점이 반영된 사고였음을 국민 스스로 통감했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그중 가장 큰 잘못은 사회의 잘못된 모습을 바로잡지 못한 종교계에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생명이 가장 중요하다”며 생명과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시키는 데 종교계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패를 척결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부패 척결에 앞장서야 한다”며 ‘도덕적 부패’로 인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페어플레이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이는 약자의 피해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우리 사회가 ‘비겁함’에 대해 역겨워할 줄 알아야 한다”며 “한국의 모든 종교가 ‘도덕적 부패’를 없애는 데 노력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 무책임, 불법, 부정 등이 발붙일 수 없도록 감시하고 가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전명선(세월호 가족대책위) 부위원장, 우인철(청년허브) 씨, 김홍진(쑥고개성당 주임) 신부, 진재구(청주대 행정학과) 교수, 문원경 전 소방방재청장, 류희인 전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 주호영(새누리당 정책위원장) 의원, 우윤근(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장) 의원 등이 발표자로 나섰다.

이번 토론회는 세월호 참사 이후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 살고 싶은 나라를 만들어 가기 위해 유가족, 종교인, 정치인, 공직관료, 전문가, 청년학생 등 계층과 분야를 막론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과 목소리를 담아내는 자리로 마련됐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은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천도교의 각 원로들이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앞당기고자 종교인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고 행동하는 모임으로, 김대선 원불교 평양교구장, 김홍진 천주교 쑥고개성당 주임신부, 박남수 천도교 교령, 법륜 평화재단 이사장, 김명혁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박경조 전 대한성공회 서울대교구 교구장, 박종화 경동교회 당회장,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 등이 함께하고 있다.

▲ 8일 정동 프란치스코 성당에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주최 토론회 ‘세월호 이후, 우리 사회는 어떻게 거듭날 것인가’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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