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통일IT포럼 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연구개발(R&D)을 총괄 전담하는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지난 65일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방송통신전파진흥원, 콘텐츠진흥원, 산업기술진흥원 등 5개 기관에 분산된 정보통신연구개발(ICT R&D) 관리 기능을 통합해 R&D 정책 수립부터 기획·관리·기술 사업화까지 정보통신연구개발 전 주기를 총괄·관리하기 위한 기관이다.

동 센터의 출범으로 ICT R&D 전 주기를 단일 기관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효율성도 높아지고 ICR의 혁신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ICT 연구개발자와 ICT 기업에 동반자가 되고 든든한 후원자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IITP에서는 내년도 정보통신기술연구개발 사업을 조기 추진하기 위해 ‘ICT R&D 기술 수요 조사7월부터 시작해서 8월 중순까지 실시한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을 조사해 내년 신규 과제 기술 기획에 반영하는 등 ICT R&D 사업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경제장관회의에서 향후 5년간 ICT R&D 예산을 총 850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매년 꾸준히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래창조과학부는 내년 ICT R&D 예산을 금년 약 1조 원보다 500억 원 정도 줄어든 예산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고 한다. 기획재정부가 내년도에 전반적인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ICT R&D 예산지출한도를 올해보다 5% 낮추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창조경제 구현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정보통신을 지목하고 ICT R&D 예산도 2018년까지 매년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제출된 예산액을 보면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ICT R&D 예산은 ICT 부문의 전략적 기술 개발을 비롯해 정보통신표준화 컨버전스 및 SW 등 첨단 ICT 분야의 인력 양성, ICT 연구 인프라 확충 등에 쓰인다. ICT R&D 축소는 바로 정보통신분야의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IITP가 아무리 R&D 예산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하더라도 그 한계는 있기 마련이다.

우리나라가 오늘날 ICT 강국이 되기까지는 ICT 분야의 R&D 투자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초부터 통신서비스를 독점 운영한 한국전기통신공사는 매출액의 3%라는 거대금액을 R&D에 투자했으며 90년대 중반에 이미 ICT R&D 예산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섰다. 당시의 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엄청난 규모였다. ICT R&D 예산의 대부분이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부터 조성된 일반회계 예산이 아니라 한국전기통신공사 등 통신사업자의 매출액의 일정 비율, 통신사업 허가시의 출연료, 주파수 할당 대가 등이어서 타 부문과의 마찰이 적었고, 집중 투자가 가능했다.

세계 최고의 ICT 기술기반은 타 산업 분야 경쟁력 강화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조선 등 다른 분야도 이렇게 다져둔 ICT 기술과 결합하면서 급격한 성장을 할 수 있었다. 한때 세계이던 최고 인터넷게임과 전 세계인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류와 K-POP 등도 우리나라 ICT 발전과 그 맥을 같이 한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ICT 산업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컨버전스시대에 다른 모든 분야의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ICT R&D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창조경제의 핵심인 ICT R&D 예산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공언(公言)이 공언(空言)이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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