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통일IT포럼 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

 
최근 들어 상대방의 스마트 폰에 몰래 설치해 그 스마트폰으로 오가는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염탐해 볼 수 있는 스파이앱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2월 스마트폰에서 SMS 문자 메시지 내용을 빼내가는 스파이앱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었는데 11월에는 이를 구입해 범죄에 이용한 사람에게 실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스파이앱은 설치해도 설치됐다는 아이콘도 보이지 않고 아직까지는 백신 처방으로도 해당 앱을 잡아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당하는 사람은 설치 사실 자체도 모르기 때문에 해당 앱을 삭제할 수도 없다.

스파이앱(Spy App)은 스파이 애플리케이션의 줄임말로서 휴대폰 사용자들의 통화 내용, 문자메시지 등을 도청 또는 감청할 수 있고 음성 녹음과 영상 녹화 기능까지 갖춘 앱을 말한다. 스파이앱은 개방형인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아무런 제약 없이 앱스토어인 구글플레이에 자유롭게 올릴 수 있다.

스파이앱 제작사는 자녀들의 비행을 감시하려는 부모나 산업계의 기업 기밀을 유출하는 것을 색출하기 위해서 제작한다며 스파이의 순기능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엄청난 사생활 침해와 오히려 중요 비즈니스 내용을 도청하는 등 역기능이 더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달 이용료도 35천원에서 10만 원 정도여서 스파이앱 설치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큰 비용이 아닐 수도 있다.

앱 설치자는 감시 대상 스마트폰 사용자가 언제 누구와 얼마동안 무슨 내용의 통화를 했는지, 언제 누구와 무슨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는지,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 이용 기록과 인터넷 검색 기록, 현재와 과거의 이동경로, 스마트폰 캘린더에 입력한 일정,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과 동영상도 사용자 몰래 훔쳐볼 수 있다. 아울러 음성, 영상의 녹음도 된다. 더더욱 스파이앱으로 감시 대상 스마트폰의 마이크를 켜면 감시대상 스마트폰 주변의 대화, 회의 등 모든 소리도 녹음할 수 있다.

스파이앱을 설치한 스마트폰을 통해서 일상생활과 기업 활동 등을 감시하고 도·감청하는 이슈는 전에 없던 새롭고 낯선 영역이라 아직 판례도 일천한 수준이다. 스파이앱이 사생활 침해, ·감청과 기업기밀 탈취 등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지만 딱히 규제할 법규도 마땅치 않고 이를 막을 백신도 없고 기술적 조치도 미흡한 실정이다.

스마트폰에서 스파이앱의 설치를 막기 위해서 스마트폰 사용자가 설정 화면에 들어가서 알 수 없는 소스 항상 묻기또는 허용하지 않음을 설정하면 된다고 하나 사용자가 번거로워할 뿐만 아니라 이 또한 해킹으로 푸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스파이앱 자체는 정당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앱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자체를 처벌하기도 어렵다. 앱을 구매해 악용하는 구체적 사례를 적발해야 현행 정보통신망법이나 통신비밀보호법’ ‘개인정보보호법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나 현실적으로 구체적인 사례를 일일이 적발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40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므로 스파이앱으로부터 이들 보호하는 문제를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제 더 늦기 전에 정부가 앞장서서 자신의 스마트폰에 스파이앱이 깔렸는지 확인하는 방법과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 등을 강구해서 이에 대한 캠페인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단속과 규제 방안도 심도있게 논의해서 강구해야 한다. 단속과 규제에는 법적·제도적 조치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조치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