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세종시 원안 추진 발언으로 인해 한나라당 내 갈등이 깊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종시를 둘러싸고 한나라당 내 친박과 친이 계파 간 갈등이 깊어질 경우 대선 전에 보였던 친이·친박의 대립각이 자칫 한나라당을 폭풍 속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일단 한나라당 지도부는 신중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데 이는 다음주 수요일로 예정된 재보선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특별한 언급은 피하고 있다.

25일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늘 해오던 원론적 언급”이라고 밝힌 것은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보낸 것이기 보다는 당내에 흐르고 있는 분열 조짐을 막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세종시 수정’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재보선 이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지금으로써는 재보선에 총력을 다해 지난 4월의 ‘재보선 참패’의 악몽을 씻어낼 필요가 있다는 데 묵시적으로 의견 일치를 한 분위기 때문이다.

세종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당내 친박계와 적절한 수준에서의 타협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우세하지만 일부에서는 재보선 이후 박 전 대표에 대한 강경 대응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 수정’을 지지하는 한 의원은 “박 전 대표와 같은 의견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를 존중하며 합리적인 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하지만 박 전 대표가 당내 의사결정의 정점에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힌 것은 이를 위한 포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여권 내부에 폭넓게 지지를 얻고 있는 ‘세종시 수정론’이 박 전 대표의 한 마디로 인해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재보선 이후 한나라당의 행보를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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