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자 강 씨가 손목에 감긴 밧줄과 테이프를 풀다가 입은 상해 (사진제공: 서초경찰서)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가짜 소개팅 자리에 참석한 30대 남성에게 동물마취제를 먹이고 납치감금ㆍ금품갈취를 한 뒤 몸값까지 요구하려던 30대 남성 2명이 붙잡혔다.

27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2:2 소개팅을 빙자해 강모(36) 씨를 불러내 납치한 뒤 몸값을 요구하려던 최모(36) 씨와 조모(38) 씨를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인터넷 조건만남 사이트에 ‘스펙이 좋은 남자를 찾는다’는 제목의 채팅방을 만들고, 강 씨에게 “2:2 소개팅에 함께 나가자”고 권유했다.

최 씨 일당은 지난 1일 새벽 1시 20분쯤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 인근 술집에서 자신들이 만든 가짜 소개팅에 강 씨를 불러놓고 여성들과 소개팅을 하게 했다. 강 씨가 소개팅 여성들이 별로라고 퇴자를 놓자 최 씨는 “조금만 기다리면 다른 여자들이 온다”고 안심시켰다.

그런 과정에서 최 씨는 강 씨의 술에 몰래 동물마취제를 타 정신을 잃게 한 뒤 밖에서 대기하던 조 씨와 함께 강 씨를 납치,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 가짜 소개팅서 30대 男, 동물마취제 먹고 납치감금‧금품갈취 당해 ‘충격’ (사진제공: 서초경찰서)

또 최 씨 일당은 도봉구 창동의 방음시설이 된 사무실에 강 씨를 감금했다가 이튿날 차량 트렁크에 실었다. 당시 강 씨는 손발이 밧줄과 테이프로 감겨 있었고, 눈도 가려져 있었다. 강 씨는 이들이 강 씨의 집(도곡동) 인근 공중전화로 가족을 협박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결박을 풀고 양재역사거리 인근에서 탈출했다. 이들의 범행은 탈출한 강 씨를 태운 택시기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탄로 났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실업자였고 당시 소지한 현금은 16만 원뿐이었으며 카드한도도 90만 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개팅에 나왔던 여성들은 최 씨로부터 1인당 10만 원 씩 받고 나온 ‘알바’들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 씨가 과거에도 마취제를 이용한 범행으로 구속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어 이번에도 추가 범죄가 있을 것으로 판단, 최 씨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소개팅 납치 소식에 네티즌들은 “소개팅 납치, 정말 세상 무섭다” “애인 없는 것도 서러운데 돈까지 뺏겼어. 불쌍” “소개팅 납치, 모르는 사람한테 주선 받으면 안 돼” “스펙 좋은 남자를 찾는다는 채팅방이었는데,, 정작 당한 남자는 실업자? 그럼 저 남자도 속이고 소개팅 나온거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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