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양국의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들떠 있다. 한중관계는 물론 한반도 정세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지구촌 곳곳에 인류 평화를 위협하는 요소들이 여기 저기 산재해 있지만, 그래도 폭풍의 눈은 역시 한반도라 한다면 부인할 이는 없을 것 같다. 표면적으로는 물론 북한과 북한의 핵 위협이며, 이를 둘러싼 주변 강대국의 이해관계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역사적 문화적 정신적 이념적 차원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도사리고 있음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추진된 방한이라 하지만, 그래도 시 주석의 방한 시기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양국의 복잡하고 미묘한 정치적 외교적 현안에 직간접적으로 어떻게든 영향을 주며, 시국을 돌파해 나가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점에서다. 뿐만이 아니라 주변국들의 이해와 갈등관계에도 어떠한 모양으로든 불가피한 변화를 초래하게 될 것은 불 보듯 훤하기 때문이다.

큰 틀에서 살펴보면, 한국은 내부적으로 우선 세월호 참사라는 국란과도 같은 사고의 늪에서 어떻게든 빠져나와 실추된 통치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데 코드가 맞춰져 있을 것이다. 또한 북한과 북한 핵의 위협으로부터 해답을 얻는 데는 미국보다 중국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차원에서일 것이며, 일본과의 영토와 역사문제 해결에 공동보조를 맞춰 나가는 데 있어서도 조율을 통해 의견 일치를 봤을 것이다.

중국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국은 지금 개혁과 변화라는 슬로건을 걸고 고질적인 부패 척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치와 군사에 집중돼 있던 국가 주석의 권한이 경제 문화 등의 영역에까지 그 범위를 넓히며, 집단지도체제의 개념에서 1인지도체제로의 권력 구도의 변화에 신속성을 가져오는 것이 그 증거라 하겠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 나타나는 정치적 반발과 도전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며, 이를 무마하고 안정화하는 데 나름의 역할을 기대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또 신장 위구르 사태 등 끊이지 않는 소수민족의 분리 독립 요구에 직면해 있는 중국으로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와 답을 찾아야 한다. 다민족 다문화 다종교 등 다양성을 과거와 같이 폭력이 아닌 시대적 조류에 맞게 인정하며 하나로 만들어 가야 하는 통치자의 고뇌를 덜어 줄 지혜를 찾고자 할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주변국들을 비롯해 일본과의 영토분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중국의 고민에 지혜를 얻고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기대도 나름 있을 것이라 봐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공동인식을 확인 또는 천명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고 미국보다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공동의 인식하에 양국 정상은 한반도의 미래와 세계평화를 열어 가는 데 있어 협력관계에서 동반자관계로 격상되는 계기를 만들어 낼 것이라 전망된다.

한국과 중국은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분리될 수 없는 특별한 관계 속에서 벗어날 수 없는 어찌 보면 공동의 운명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고무적인 것은 중국을 이끄는 시 주석의 통치 철학과 정치 이념이다. 과거 그 어느 정권 어느 통치자에 비해 다양성을 인정하는 합리적인 통치자라는 평을 중국 내부 또는 국민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시대 조류에 맞는 이 같은 시 주석의 합리적 마인드는 한국 정부와 함께 한반도를 중심으로 새로운 신질서를 구축해 나가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상당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두 정상의 만남을 통해 두 나라의 우정이 깊어지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에 걸친 교류가 확대되고, 한반도를 위시한 동북아는 물론 인류평화에 한 획을 긋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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